교향곡(symphony, 交響曲)
1관현악을 위한 긴 악곡 형식.
대개 3~4개의 커다란 악장으로 이루어지며 그 가운데 적어도 1악장 이상은
소나타 형식을 취한다.
1750년 이전까지 교향곡은 다양한 기악곡을 가리키거나, 혹은 성악곡에 붙은 기악 전주곡이나 간주곡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1597년 조반니 가브리엘리는 〈사크라 심포니아 Sacrae Symphoniae〉의 첫 책을 출판했는데 기악 부분이 성악부에서 완전히 독립된 형식을 갖추게 된 것은 1615년의 2번째 책에서였다.
17세기 중반에 루이 쿠프랭은 비올과 콘티누오를 위한 그의 작품에 교향곡이라는 말을 사용했고, 그밖의 작곡가들은 콘서트, 모테트, 스피리추얼 마드리갈 등의 연주에 대한 전주곡으로 '신포니에'(sinfonie)를 작곡했다. 신포니아(sinfonia)라는 용어가 1750년 이전에 가장 중요하게 쓰였던 장르는 이탈리아 오페라일 것이다.
1600년 자코포 페리의 오페라 〈에우리디체 Euridice〉와 1607년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 Orfeo〉와 같은 초기 오페라에서도 기악곡으로 된 도입부와 '신포니에'라고 이름 붙여진 반복적인 간주곡의 뛰어난 예를 찾아볼 수 있다. 1세기가 못 되어서 이 신포니에들은 표준화된 '나폴리식' 서곡인 오페라의 서곡(sinfonia avanti l'opera)으로 발전했으며 빠름-느림-빠름의 3부분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오페라 서곡은 급격한 전파로 곧 연주회용 기악곡으로서 독립된 장르를 이루게 되었다.
1700~40년 신포니아는 게오르크 몬과 게오르크 바겐자일이 느린 악장인 2악장 다음에 미뉴엣 악장을 덧붙여 4악장이 되었으며, 거의 동시대에 소나타 형식이 발전되어 제1악장의 전통적인 형식이 되었다. 이탈리아의 조반니 바티스타 삼마르티니와 만하임 악파의 요한 슈타미츠도 그뒤 여러 해 동안 계속된 교향곡 형식 표준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요제프 하이든은 교향곡 작곡가들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을 썼으며 고전주의 시대까지 영향을 끼쳤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하이든은 루트비히 판 베토벤 이전의 가장 중요한 교향곡 작곡가였으며 그들의 작품은 고전 교향곡의 절정에 달한 것이었다.
소나타 형식으로 된 첫번째 악장은 템포가 거의 알레그로였는데, 도입부분은 느린 박자인 경우도 있었다.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으로 소나타 형식은 전개가 쉬운 서정성 있는 주제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로써 곡의 시작과 마무리 및 선율변형이 쉬워졌을 뿐 아니라, 조옮김을 통한 조성관계가 표준화되었다. 모차르트와 하이든의 후기 교향곡 작품은 어떤 작곡가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세세한 부분 처리·균형감·우아함으로 이루어진 정교함을 이룩해냈다.
고전주의 교향곡의 제2악장은 대개 템포가 느리며 소나타 형식 또는 변주형식 등 자유로운 악곡형식을 갖는다. 제3악장이 한결 엄격한 미뉴엣 형식인 데 반하여 제4악장 피날레(finale)는 소나타 형식의 원리에 기초를 두지만 보통 론도와 비슷하게 밝고 가볍고 빠른 특징을 지닌다.
고전주의 교향곡의 악기편성은 전(前) 고전주의 기악곡의 악기편성인 바순(2)·현악기(2)에 트럼펫(2)·북(2) 및 1~2개의 플루트가 추가되었고, 마지막으로 클라리넷(2)이 추가되었다.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 음악에 이르는 영향력있는 다리 역할을 한 9개 교향곡을 작곡한 베토벤은 동시대 사람들에게 풍부한 음악적 재능과 두려움을 모르는 독립성, 당대의 문제들에 대한 열정적인 참여 때문에 하나의 혁명적인 존재였다. 베토벤은 특히 교향곡을 통해 음악기법을 새로운 표현의 경지로 올려놓았다.
그는 기존의 관현악에 새로움을 요구했으며 피콜로, 더블 바순, 트라이앵글 베이스 드럼, 심벌즈, 제3 트롬본, 그리고 마침내는 합창과 독창을 교향곡에 처음 도입했다. 그는 이전의 소나타 형식 가운데 덜 중요하게 다루었던 부분을 확장하고 변주를 더욱 활용했으며, 푸가 악절을 도입했고 때때로 중간에 휴지없이 악장과 악장을 연결시켰으며 이전의 미뉴엣 악장을 더욱 빠르고 명쾌한 스케르초 악장으로 완전히 대체했다.
역설적으로 교향곡은 베토벤의 극적인 강렬함을 통해서 개인의 정서와 보편적인 인간의 포부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19세기 교향곡은 베토벤의 영향을 받아 정형화된 형식에서 벗어나 더욱 자유로운 경향을 띠었다. 독일과 빈의 교향곡 형식은 프란츠 슈베르트와 펠릭스 멘델스존, 로베르트 슈만, 안톤 브루크너, 요하네스 브람스의 작품을 통해 이어졌다. 브람스의 4개 교향곡에는 낭만주의 음악의 특징인 풍부한 화성을 사용하면서도 고전주의 음악의 전형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독일과 빈 교향곡의 유산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을 통해 20세기로 이어졌다.
한편 1830년 베토벤이 죽은 뒤 젊은 작곡가 엑토르 베를리오즈는 새로운 교향곡 형식의 시초가 되는 〈환상교향곡 Symphonie fantastique〉을 작곡했다. 정형화한 형식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5악장 곡으로 템포가 자주 자유롭게 바뀌며, 색다른 관현악 효과를 위해 대규모 관현악을 동원한 곡이다.
베를리오즈는 주제를 전 악장에 되풀이하는 기법(고정악상의 순환기법)과 기악곡으로 음악 외적 생각을 나타내는 기법(표제음악 programme music)을 훌륭하게 결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물론 이 두 기법은 그가 처음 개발한 것은 아니지만 후대의 많은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베를리오즈의 작품은 프란츠 리스트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19세기 후반에는 작곡가가 민속음악에서 가져온 재료를 바탕으로 민족주의 색채를 표현하는 경향이 강하게 대두하게 되었다. 체크의 안톤 드보르자크와 러시아의 작곡가 알렉산드르 보로딘,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 등 민족주의 음악가의 교향곡 작품들은 민족주의를 잘 표현하기는 했지만, 대체로 전통적인 형식을 유지했으며 특별히 교향곡의 형식 자체에 혁신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세기 교향곡은 12음기법, 무조주의(無調主義 atonality), 전자 음악, 신고전주의 등 다양한 작곡 형태가 있기 때문에 분류하기가 쉽지 않다. 대표적인 작곡가는 프랑스의 아르튀르 오네게르, 독일의 파울 힌데미트, 소련의 니콜라이 먀스코프스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영국의 랠프 본 윌리엄스, 프레더릭 딜리어스, 윌리엄 월턴 경, 마이클 티펫 경, 소련 출신 이민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이고리 스트라빈스키, 미국의 월터 피스턴, 로이 해리스 등이다.
자료출처 : 다음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