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phony No.4 in Bb Major Op.60
작품의 개요 및 배경
이 곡은 1806년 그의 나이 36세때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의 일생중 가장 조용한 시기의 작품이다.
베토벤의 교향곡의 작품번호중 홀수를 투쟁적인 작품이라 하고 짝수를 평화로운 작품이라 말하는 이도 있는데 그럴 듯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이 작품은 3번과 5번에 비하면 아주 대조적이다. 그러기에 슈만은 말하기를 이것은 북부 유럽의 신화에 나타나는 2인의 거인 사이에 끼인 그리이스의 미녀라고 했다.
이 곡을 작곡할 즈음 베토벤은 슐레지아의 틀로파우 근교 글렌츠의 리히노프스키 후작의 관사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 베토벤은 이 곳에 머물면서 기분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 시기에 그는 요제피네 폰 다임 백작 미망인과 사랑에 빠져있었다. 결국 이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이 시기가 베토벤에게 있어서는 가장 평온하고 행복했던 시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토벤은 교향곡 5번의 작곡을 일시 중단하고 4번을 단시일에 작곡하였으며, 곡 자체가 간결하고 명랑하게 된 것이다. 완벽한 고전적 형식미가 넘치는 명작으로, 전편에 흐르는 상쾌한 행복감과 우아한 표정, 평온한 훈기가 아주 매력적이다.
베토벤의 교향곡 아홉 곡을 살펴보면, 묘하게도 홀수 교향곡은 대체로 장대하고, 격정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말할 수 있고, 짝수 교향곡은 홀수 교향곡에 비해서, 작은 규모이면서 조금은 밝게 작곡되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정열을 불태우고, 조금 쉬고, 불태우고, 쉬고 하듯이. 제4번 교향곡도 제3번 교향곡 <영웅>과, 제5번 교향곡 <운명>, 이 두곡의 장대함과 웅장함에 끼어 있는 교향곡이다.
슈만이 왜 그리스의 미녀로 표현했는지 이해가 된다. 그리스미녀라는 말의 또 다른 의미는, 3번 교향곡을 작곡하고 몇 년이 지난 후에 쓰여진 곡으로 보기에는, 오히려 1, 2번 교향곡과 4번 교향곡이 형식상 더 닮아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형식미를 그리스 미녀라고 표현 했으리란 상상도 할 수 있겠다.
이 곡의 편성은 플룻이 한 대라는 것 이외에는 1번 교향곡과 같다. 제4번 교향곡은, 음악적 내용이 우미하고, 풍부한 시상이 즉흥적으로 흘러나와, <낭만적 교향곡>이라 불리기도 하며, 베토벤의 교향곡 중 가장 아름다운 교향곡으로 손꼽히고 있다.
교향곡 제3번 "영웅"을 1803∼1804년에 완성한 베토벤은 그 후 한동안 오페라 창작에 모든 관심을 기울였다. 그 무렵인 1806년에 교향곡 제4번은 아주 짧은 시일 동안에 완성했다. 초연은 1807년 3월 로프코비츠 공작의 저택에서 베토벤 자신의 지휘로 거행되었다. 곡은 오페루스도르흐(Franz von Oppersdorff)백작에게 헌정되었다.
악기 편성은 플루트, 오보에 2, 클라리넷 2, 파곳 2, 호른 2, 트럼펫 2, 팀파니 그리고 현악 5부 구성이다.
플루트가 1관이고 호른이 2관으로 구성되는 등 악기 편성이 전작인 "영웅"보다 축소되어 이 작품을 고 전적인 구조로의 회기로 볼 수도 있겠지만, 제1악장에 38마디에 걸친 서주부 등을 살펴보면 "영웅"과도 다른 방향으로 새롭게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제1악장에는 나중에 작곡되는 교향곡 제6번 " 전원(Pastorale)"에서 중요한 몫을 하는 음형과 비슷한 소재가 많이 보인다. 특히 제1악장 주부가 시작되는 9번째 마디에는 목관으로 연주하는 하강 음형이 나오는데, 이것은 베토벤이 뭔가 연주하는 하강 음형이 나오는데, 이것은 베토벤이 뭔가 신성한 기운이 다가옴을 표현하는 경우에 즐겨 쓰는 방법이며 "전원"의 전형적인 형태이다.
작품의 구성
제1악장 아다지오 - 알레그로 비바체, 소나타 형식 Adagio- Allegro Vivace
약한 Bb음으로 시작하는 서주는 곧 Bb단조를 불러서 깊은 감정을 나타내는 주제를 제시한다. 이에 대응하는 주제가 속단조로 하행하는 변질음을 따라 침체된 감정으로 계속 진행된다. 그 뒤에 주제가 다시 나타나고 응답 주제는 반음 높인 f단조로 진행된다. 이 부분에서는 교묘한 엔하모니크(이명 동음) 전환이 있어 베토벤의 화성법과 전조법의 비약적인 발전을 보인다.
아다지오의 느린 서주를 지나 바이올린이 몇 차례 솟구치려는 시도를 반복하고 드디어 격렬하게 솟구치면 제시부의 제1주제를 바이올린이 활발하게 수놓는다. 긴장감을 지닌 경과부가 있은 후 목관악기들의 제2주제가 경쾌하고 부드럽게 이어진다. 전개(발전)부는 제1주제를 중심으로 처리하고 있으나 새로운 재료도 사용하고 있다. 악기의 용법에는 특히 팀파니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힘을 더해 정점에 도달하는 순간 재현부가 시작된다. 재현부는 제시부의 재료를 재현시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코다가 나오며 악장을 마무리한다.
제2악장 Adagio 아다지오, Eb장조, 3/4박자, 전개부 없는 소나타 형식
음계 진행에 의한 주제의 가능성 추구가 멋진 결론을 끌어낸 좋은 예이다.
주음에서 도중에 하나의 악센트가 되는 장식을 놓고 순차적으로 하강하여 이번에는 단 2도음 아래의 도입음을 보조음적으로 도입하여 상행한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비올라의 반행에 대한 멜로디와 첼로의 5도 하강 동기의 배경이다.
클라리넷이 주도하는 제2주제도 음계적 성격이 강하다.
제3악장 Allegro vivace 알레그로 비바체, Bb장조, 3/4박자
이 악장은 빠르기와 곡상에서 볼 때 , 미뉴엣이라기 보다는 확실한 스케르쪼의 성격이 강하다.
트리오 부분은 운포코 메노 알레그로(Un poco meno allegro)로 약간 박자를 늦추고 있다. 트리오 부분 다음에 5마디의 접속구를 두어 주부에서는 다 카포(Da capo) 하지만, 반복 때는 이 접속구를 생략하여 축소된 제3주부를 진행하는 변칙적인 형식을 갖는다.
스케르초풍의 미뉴엣인 3악장은 몸을 가눌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감정이 깃들어 있는데, 그렇지만 클라이버는 견고한 구조감각으로 건강한 흥겨움을 그려가고 있다.
베토벤은 8번 교향곡을 제외한다면, 이후 미뉴에트를 다시 쓰지 않았다. 본질적으로 가벼운 미뉴에트를 거부한 첫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제4악장 Allegro ma non troppo, Bb장조, 2/4박자. 소나타 형식
몸을 비비꼬게 하는 듯한 16분음표 동기가 바이올린으로 제시되는데, 마치 자연적인 연결의 조합을 바꾼 것 같은 기지와 장난끼가 들어있다. 이들이 차례차례 현악부의 움직임을 바꿔 일으키며 흐르다가, 진행 방향을 돌연 바꾸며 나와 약동감을 자아낸다.
매력이 철철 넘치는 악장이다. 들판에 돌아 다니는 모든 정령들을 모두 휩쓸어가는 회오리바람처럼 세차게 휘몰치는 피날레는 너무 색체적이어서 눈이 부실지경이다.
글 출처 : 클래식 명곡 대사전(이성삼, 세광음악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