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Aqualung (1971) Jethro Tull
Ian Anderson - guitar, flute, vocla Martin Barre - guitar Clive Bunker - drum John Evan - Keyboard Jeffrey Hammond - guitar David Palmer - Synthesizer, keyboard, saxophone 조니 미첼은 디스코그래피 대부분이 수작 혹은 명반으로 추대되는 살아있는 거장이다. 따라서 그녀의 앨범들 가운데 어떤 것이 최고인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여성 포크의 절정을 보여주었던 『Blue』를 꼽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재즈를 실험한 중기 음반 중 하나를 거론한다. 이와 동시에 또 다른 편에서는 찰스 밍거스의 작품을 재해석한 『Mingus』를 명예의 전당에 봉헌하고, 그 맞은편에서는 또 다른 레코드를 얘기한다. 이것 참 난감한 일이다. 그러나 굳이 하나의 작품만으로 조니 미첼의 음악성을 집적해 보여주어야 한다면 본 앨범이 가장 제격일 것이다. 그녀가 처음으로 당대의 시대성을 반영하는 인물로 급부상했던 때가 이 작품의 발표 시점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음반은 같은 해 소개된 캐롤 킹의 명반 『Tapestry』와 함께, 개인주의로 요약되는 70년대 초반 미국 젊은 세대들의 자화상을 훌륭히 묘사한 것으로 역사의 고평을 받았다. 당시 미국 사회는 이혼 부부의 속출과 독신 남녀의 급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전통적인 결혼 가치관이 붕괴하면서 젊은이들 간에는 결혼생활의 실패와 실연에 따른 고독과 소외감이 팽배했다. 미 디케이드의 출발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60년대의 요란한 사운드가 어필할 리 없었다. 순식간에 음악 수요자들은 고요한 호수와 같은 노래로 몰려갔다. 자연스레 이런 ‘심적 공황’을 대변하는 노래를 부르는 포크 가수들이 잇따라 메인스트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조니 미첼의 존재는 그야말로 독보적이었다. 1967년경부터 미국 지성의 심장부였던 뉴욕 그리니치빌리지에 창작의 둥지를 틀고 음악 세계를 탐색하던 그녀는 산소같이 청아한 목소리로 형형색색의 내면을 노래와 시로 창조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 음반에서 싱글로 크게 주목받은 노래는 없다. 그러나 마니아들은 그녀의 진가를 일찍이 알아보고 『Carey』, 『All I Want』, 『My Old Man』, 『California』, 『River』 등 거의 모든 곡에 무한한 애정을 쏟았다. 당대의 인기 뮤지션이었던 스티브 스틸스와 제임스 테일러가 연주에 참여했다는 사실도 세간의 화제를 모으는 데 일조했다. 싱글들의 성적이 변변찮았음에도 불구하고 앨범은 빌보드 15위, 영국에서는 3위까지 오르면 선전한 것은 이런 까닭이다. 여기에는 시끄러운 굉음도, 사회변혁을 울부짖는 혁명의 언어도 없다. 대신 자신의 내면을 진솔한 어투로 조근하게 읊조리는 뮤지션의 자아가 투영되고 있었다. 듣는 이들은 뮤지션의 자기 고백을 통해 자연스럽고도 편안한 성찰의 시간을 맛볼 수 있었다. 어느 평론가가 정의했듯, 그것은 음악에 있어 뮤지션의 ‘감정적 나체주의’가 일궈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효과, 즉, 위로의 기능이었다. 2000년 1월, 「뉴욕타임스」는 이 작품을 ‘20세기 팝 음악의 터닝 포인트이자 정점 중 하나’로 꼽으며 이 거장 뮤지션을 향해 변치 않는 예우를 보냈으며, 「롤링 스톤」지가 선정한 ‘500대 명반’에서는 30위, 「Q」매거진의 ‘여성 아티스트의 걸잘 앨범 리스트’에서는 당당 8위에 랭크되었다. 글 : 배순탁
팝음악계에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여러 명 있지만 난 이분이 단연 최고라고 생각한다. 왜냐고 묻는다면 아무 이유 없다고 대답하리라. 이 앨범의 노래들을 듣다보면 묘하게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유식한 말로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는 거지. 놀랍지 않나요? 달랑 앨범 한 장 들었을 뿐인데….글 출처 :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 배순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