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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Aqualung (1971)

Jethro Tull
Ian Anderson - guitar, flute, vocla
Martin Barre - guitar
Clive Bunker - drum
John Evan - Keyboard
Jeffrey Hammond - guitar
David Palmer - Synthesizer, keyboard, saxophone

  통상적인 대중음악사의 60년대와 70년대는 한 가지 특정한 사건으로 구분된다. 1969년 12월 6일 롤링 스톤스가 개최한 무료공연 알타몬트 콘서트(Altamont Free Concert)가 유혈사태로 얼룩지면서, 사랑과 평화를 자양분 삼아 피어났던 ‘플라워 무브먼트(Flower Movement, 1960년대 폭력고가 억압에 맞서 사랑·반전·평화를 외쳤던 히피 운동)’의 시대가 극적인 종언을 고했던 것이다.

   반면, 대중음악사의 70년대는 이미 60년대 말부터 용트림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블루스를 자양분으로 하는 하드 록이 거기에 있었고, 개인주의를 음악적으로 심화한 싱어송라이터들도 고정 팬들과의 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 기존 대중음악의 한계를 벗어나 진보한 형태를 표방하는 록의 할 장르) 밴드들이 거기에 있었다.

   평론가 ‘무어(A. F. Moore)’의 정의에 따르면 프로그레시브 록은 ‘단선적이 아닌 복잡한 기교를 동반한 다양성의 음악’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제쓰로 툴은 1970년대 가장 프로그레시브적인 음악을 들려준 그룹으로 손꼽힌다.

   올뮤직닷컴(Allmusic.com)의 표현처럼 ‘하드 록, 포크 멜로디, 블루스 터치, 초현실적이면서도 해석 불가능할 정도로 압축된 가사’가 결합된 그들의 사운드 스펙트럼은 광대하면서도 깊이가 있었으며 다채로우면서도 하나의 명화한 주제로 수렴되어 듣는 이들을 매혹시켰다.

   무엇보다 제쓰로 툴의 음악적인 특색은 프로그레시브 밴드답지 않은 온기에 있었다. 통상 ‘최초의 완전한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이라고 불리는 킹 크림슨(King Crimson)이 미래 사회를 묵시록으로 해석해 차가운 텍스트를 지향한 것과는 정반대였다. 밴드의 리더 이언 앤더슨의 플루트 연주로 대변되는 따스한 풍광은 동시에 그들의 또 다른 특장인 신비주의를 묘사하는 데 있어 더없이 효과적인 도구들이기도 했다.

   사운드는 신비롭고, 동류 그룹들과 비교해 온도 역시 높았을지라도 이언 앤더슨이 쓴 가사의 내용만은 결코 그렇지 않았다. 특히 기독교 사회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던 그는 본 작을 통해 ‘신과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교회에 의해 교란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타이틀곡 「Aqualung」을 비롯해 「My God」, 「Hymn 43」, 「Cross-Eyed Mary」 등이 ‘안티 처치(Anti-Church)’를 표방하는 그의 신념과 색깔을 보여주는 트랙들이다.

   음반이 거둔 성공은 사실상 이례적이었다. 프로그레시브 록이 대중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빌보드 앨범 차트 7위까지 오른 성적표는 킹 크림슨의 1970년도 걸작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이 28위에 머문 것과 비교해도 단연 발군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암호문 같은 프로그레시브 록의 가사보다는 주로 음악에 포커스를 맞춘 팬들이 열렬한 지지를 보내온 결과였다.

   이 명반을 통해 제쓰로 툴은 프로그레시브 록으로도 얼마든지 히트 레코드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쾌하게 증명해낸, 한 장르의 대중적 프런티어로 기억된다.

글 : 배순탁
영화 「아마겟돈(Amageddon, 1998)」에서 배우 윌 패튼(Will Paton)이
이런 대사를 한다. 소행성을 폭파하여 지구를 구해야 하는 절박함을 안고
우주로 떠나기 전, 마지막 소원을 얘기하는 자리다.
“난 더 많은 사람들이 제쓰로 툴의 음악을 들었으면 한다.”
이날 이후로 난 이 배우이 팬이다.
글 : 배철수
글 출처 :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 배순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