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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Layla and Other Assorted Love Songs(1970)

Derek & The Dominos
Eric Clapton - guitar, vocla
Jim Gordon - percussion, piano
Carl Radle - bass, percussion
Bobby Whitlock - organ, guitar, vocla

‘로큰롤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랑 노래’가 담겨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멸의 가치를 인정받는 걸작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앨범의 타이틀 트랙인 「Layla」. 7세기부터 전해져온 페르시아판 로미오와 줄리엣. 『레일라와 메즈눈』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인 이 곡은 당시 사랑 때문에 눈멀었던 에릭 클랩튼의 내면이 투영된 격정적인 러브송이었다.

설명한 바와 같이 이 노래는 에릭 클랩튼이 자신의 사랑 이야기를 토로한 것이라는 사실로 유명세를 탔다. 절친한 친구인 조지 해리슨의 아내 패티 보이드(Patti Boyd)에게 반해버린 에릭 클랩튼은 금지된 사랑의 늪에 속절없이 빠져 있었다. 이후 자서전에서 “나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패티 생각을 하다 교통사고를 낸 적도 있었다. 혹시 조지가 자리를 비우기라도 하면 잠깐이나마 패티와 단 둘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들의 집을 쉬지 않고 들락거렸다”라는 언급만 보아도 당시 그가 어떤 상태였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마침 조지 해리슨과의 결혼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패티 보이드는 에릭 글랩튼의 구애에 마음을 여는 긋하면서도 마침내는 냉정하게 거절, 그를 나락으로 몰아넣었다.

실연의 아픔을 음악으로 승화한 이 곡은 단지 그 주제 때문만이 아니라 높은 음악적 성취롤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에릭 클랩튼의 절박한 심정을 반영하는 듯 활화산처럼 분툴하는 기타 솔로를 시작으로 격렬한 전반부와 수려한 후반부가 대비되어 듣는 이들에게 쉽사리 지우기 힘든 음악적 인장(印章)을 남겼던 것이다. 특히 코다(coda, 악장을 종결시키는 부분) 형식으로 덧붙여진 종반부의 슬라이드기타 연주는 아름답고 섬세한 선율로 화제를 모았는데, 올맨 브라더스 밴드의 멤버이자 슬라이드기타의 명인으로 평가받았던 고(故) 듀언 올맨(Duane Allman)이 그 주역이었다.

훗날 에릭 클랩튼은 유언 올맨을 두고 이렇게 회고했다.
“듀언은 그때까지 이 곡에 부족했던 생명력을 불어넣어준 인물이었으며, 늘 곁에 두고 싶었던 음악적인 형제였다.”

앨범에는 타이틀곡에 가렸을 뿐이지 다른 우수작들도 많다. 마찬가지로 에릭 클랩튼의 당시 심경을 대변한 「Nobody Knows You(When You’re Down And Out)」과 빌리 마일스 원곡의 「Have You Ever Loved A Woman」, 패티 보이드를 향한 또 다른 연가 「Bell Bottom Blues」와 「I Looked Away」도 타이틀곡에 뒤지지 않는 보석들이었다. 에릭 클랩튼 자신도 인정했듯 ‘창조력이 넘치던 시기에 제련된 주옥같은 노래들’이 작품을 한가득 채우고 있었다.
사실 「Layla」는 발표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대중들이 차차 그 진가를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1년 뒤 미국 차트 10위, 영국 차트 7위에 오르는 이변을 낳았다. 에릭 클랩튼 역시 처절한 짝사랑에 대한 보답을 받아 1977년 패티 보이드를 다시 만나는 희열 속에 「Wonderful Tonight」을 작곡해 바쳤고, 2년 뒤에는 웨딩마치까지 올리는 데 성공한다. 「Layla」의 음악적 대구이자 한 편의 순애보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글 : 배순탁
여기서 데릭(Derek은 물론 에릭 클랩튼이다.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Layla」의 기타 리프만으로도
이 앨범을 소장할 가치는 충분하다.
이 노래의 주인공인 패티 보이드(노래 발표 당시에는 조지 해리슨의 부인이었고
훗날 에릭 클랩튼과 결혼)는 이 음악을 들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리고 그녀는 이 앨범을 소장하고 있을까?
글 : 배철수
글 출처 :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 배순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