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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lors of Creol

기타를 쳐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공통적으로 연습했던 곡들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 중 한 곡이 바로 ‘로망스’일 텐데, 크레올의 이번 앨범에 실린 첫 곡 ‘Latin Romance’는 바로 이 ‘로망스’를 이국적인 라틴 스타일로 편곡하여 연주한 것으로 라틴 특유의 싱코페이션이 강조되어 연주되었다. 두 번째 곡 ‘Barcelona Night’는 크레올이 존경해 마지 않는 기타리스트 Ottmar Liebert의 곡이다.

이미 국내에 선보였던 이들의 베스트 앨범 [Latin Passion] 이나 이전 앨범들에도 어렵지 않게 Ottmar Liebert의 곡을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로 크레올은 Ottmar Liebert의 곡들을 곧잘 연주해왔다. ‘Barcelona Night’ 역시 너무나 잘 알려진 Ottmar Liebert의 곡으로, 크레올은 Ottmar Liebert의 기타연주에 못지 않는, 더욱 리드미컬하면서 유연한 기타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River Road’는 앞선 곡들과 달리 팝적인 뉘양스의 멜로디를 갖고 있는 곡으로 잔잔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곡이다. 마치 이들이 연주했던 이글스의 ‘Hotel California'가 연상되는 멜로디가 듣는 내내 인상적이다.

중간 중간 액센트를 넣는 기타 피킹과 퍼커션이 단조로울수 있는 진행에 변화를 주고 있는데 대화를 하듯 기승전결 식으로 이어지는 기타 역시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기타 아르페지오가 애잔하게 펼쳐지는 발라드 곡 ‘Dream Of Seherezade’는 크레올이 일렉트릭 기타리스트 안드래스 토스를 초빙하여 녹음한 곡으로 블루지한 느낌의 일렉트릭 기타가 어쿠스틱 기타와 대비를 이루며 연주되고 있다. 곡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시몬 리타의 바이올린 솔로는 극적인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Heart Of Creol’은 이번 앨범에서 크레올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는 곡이다. 연주곡 위주로 일관하던 크레올이 보컬리스트를 맞아 녹음한, 앨범의 유일한 보컬 넘버이기 때문이다. 각기 보이스 컬러가 다른 두 명의 보컬리스트의 듀엣을 담고 있는데 헝가리의 향취가 많이 느껴지는 포크적인 멜로디에 라틴 리듬이 곁들여져 녹음되어 있다.

크레올의 음악에는 기본적으로 라틴 퍼커션이 양념처럼 스며들어있는데 ‘High Spirits’에서는 인트로에서 부터 다른 곡들보다 퍼커션 연주가 강조되어 나오고 있다. 또한 상당히 간단하며 명료한 멜로디 라인도 인상적인데, 이로 인해 퍼커션 연주가 더욱 도드라져 들리기도 한다. ‘Pedro's Pub’은 반복적인 리듬 피킹으로 시작되는 곡으로 단조 선율의 멜로디와 구성의 강약이 명쾌하게 다가오는 곡이다. 금방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은, 친숙한 멜로디가 반복되고 있다.

‘In The Case’는 크레올 특유의 라틴 스타일의 편곡이 배제된 곡으로 컨트리 스타일로 연주되는 곡이다. 반복적인 리듬 스트록이 이어지는 전원적 느낌의 포근한 멜로디가 편안하게 와 닿고 있다. 전작 [Latin Passion]에 수록되었던 오트마 리베르트의 곡 ‘2 The Night’가 이번 음반에 다시 수록되었는데 좀 더 부드럽고 리드미컬하게 기타 연주가 돋보이고 있으며 곡 길이가 약간 늘어나 연주되고 있다.

‘Distance’는 어쿠스틱 기타의 저음으로 연주되는 전반부와 고음대를 이용하여 연주되는 후반부가 대비를 이루며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곡이다. 앨범에서 가장 낭만적인 솔로를 들려주는 차분한 발라드 넘버로 손색이 없다.

이번 앨범의 마지막 곡인 ‘Autumn In Budapest’는 헝가리 출신의 크레올이 자신들의 고향인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가을의 이미지를 기타로 풀어낸 곡이다. 특히 어쿠스틱 기타가 아닌 두 대의 일렉트릭 기타로 연주되는 이 곡은 크레올의 극대화된 서정성을 엿볼 수 있는 곡으로 부족함이 없다. 또한, 어쿠스틱이 아닌 일렉트릭 기타를 이용해 연주한 곡이라서 좀 더 포근하면서도 따스한 느낌의, 가을의 낭만을 느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