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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Charlie Haden & Pat Metheny의 [Beyond The Missouri Sky]

진리를 깨우친 현인 두 명이 나누는 대화를 음악으로 듣는다면 이와 같지 않을까. 베이스의 거장 찰리 헤이든과 최고의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가 선사하는 하모니는 듀오 연주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어쿠스틱 기타의 청아한 소리는 미국 미주리 하늘의 고즈넉함을 담백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최소한의 음으로 여백을 살리며 팻 메시니에게 동기 부여를 하는 찰리 헤이든의 연주는 놓치지 말아야할 감상 포인트.

자신을 낮추며 서로를 최대한 배려한 연주는 듀오 연주의 모범답안 같은 하모니를 보여준다. 라드카 토네프의 노래로 유명한 'Moon Is A Harsh Mistress'에서 팻 메시니는 노래하듯 기타를 연주하고 있으며, 앨범의 백미인 'Cinema Paradiso'의 두 테마에서는 한국화의 물과 구름같이 자연스럽게 우리를 감싸 안는다.
02. Ella Fitzgerald & Joe Pass의 [Sophisticated Lady]

재즈 보컬의 여왕 엘라 피츠제럴드가 기타 한 대로 반주와 솔로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기타리스트 조 패스와 가진 듀오 앨범. 노만 그랜츠 설립한 파블로 레이블의 앨범 중 가장 성공적인 편성이 조 패스의 기타 반주에 맞춰 부르는 엘라 피츠제럴드의 노래가 아닌가 한다. 이 둘은 70~80년대 [Take Love Easy] [Speak Love] [Easy Living] 등을 녹음하여 엘라 피츠제럴드 말년의 목소리를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

고음과 저음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타고난 스윙감으로 노래하던 전성기는 아니지만 연륜이 묻어나는 말년의 엘라 피츠제럴드 목소리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본 작은 1983년 도쿄 실황과 1975년 함부르크 실황을 모아 놓은 앨범으로 그녀의 빠르고 화려한 스켓보다는 듣는 이의 가슴을 적시는 감동으로 가득하다.
03. Kenny Drew & NHOP의 [Kenny Drew & NHOP / Duo]

낭만적인 피아노 연주로 일본과 한국에서 사랑을 받는 케니 드류는 듀오 연주를 즐겨했다. 특히 덴마크 출신으로 2005년 세상을 떠날 때 까지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에서 베이스를 연주한 NHOP(Niels Henning Orsted Pedersen)와의 듀오 연주는 명연으로 남아있다.

피아노와 베이스의 듀오에서는 피아노가 주도를 하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NHOP의 비르투오소적인 연주로 인해 능동적인 베이스를 만날 수 있다. 실내악적인 풍미를 느끼게 하는 이 둘의 연주는 케니 드류가 미국을 떠나 유럽에서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는 신호탄으로 덴마크 레이블 스티플 체이스에서 1973년에 발매되었고, 이후 [Duo 2]와 [Duo Live in Concert]까지 이어진다. 베이스 솔로와 일렉트릭 피아노 반주 잘 어울리는 보사노바 명곡 'Wave'는 새로운 느낌이다.
04. Michel Camilo & Tomatito의 [Spain Again]

듀오의 화려함을 보여준 연주로 평가받는 피아니스트 미셀 카밀로와 기타리스트 토마티토의 앨범. 90년대부터 교류를 갖기 시작한 이들은 97년 스페인 재즈의 거장 테테 몬톨리우를 추모하는 바로셀로나 재즈 페스티벌에서 협연하며 인연을 맺었고, 당시의 뜨거웠던 열기는 2000년에 [Spain]이란 듀오 연주의 금자탑을 이루는 앨범으로 결실을 맺었다.
본 작은 그 후속 작으로 2006년에 다시 모여 녹음한 앨범이다. 도미니카 출신으로 현재 재즈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리는 미셀 카밀로와 스페인 플라멩코 기타의 달인 토마티토의 연주에서 라틴 재즈의 열기가 살아 꿈틀거린다. 피아졸라의 'Libertango' 'Fuga Y Misterio' 'Adios Nonino'를 연주해 그를 추모하고 있으며, 토마티토는 'A Los Nietos'로 팻 메시니 대한 애정을 표현한다.
05. Charlie Haden & Hank Jones의 [Steal Away]

'Spirituals, Hymns And Folk Songs'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본 작은 베이시스트 찰리 헤이든과 피아니스트 행크 존스가 연주하는 듀오 작으로 흑인들의 가슴 속에 담겨있는 슬픔을 투박하지만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다. 테크닉의 배틀이 되기 쉬운 여느 듀오연주와 달리 두 대가는 아픔을 어루만지듯이 따뜻하게 연주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팻 메시니와의 연주와 최근에 소개된 키스 자렛과의 듀오 연주처럼 찰리 헤이든은 랑데부를 참 즐겨하는 연주자이다. 인간 내면의 감성을 중시하면서도 반골성향을 가진 그의 모습이 엿보인다. 'Nobody Knows The Trouble I've Seen' 'Sometimes I Feel Like A Motherless Child' 등 유명한 흑인영가와 찬송가로 가득하고 흑인들의 아픔을 두 재즈 거장이 따뜻하게 위로하고 있다.
06. Tuck & Patti의 [Best of Tuck & Patti]

가장 이상적인 듀오는 하나의 악기와 보컬의 만남일텐데 거기에 이 둘이 부부라면 더 이상의 궁합은 없으리라. 보컬리스트 패티 케스카트와 기타리스트 턱 안드레스로 결성된 턱 앤 패티는 1980년대 후반 데뷔한 후 지금까지 아름다운 하모니를 보여주며 활동 중이다.

'Tears Of Joy' 'Takes My Breath Away'가 실린 데뷔작 [Tears Of Joy]부터 턱의 완벽한 기타 솜씨와 패티의 중성적인 보이스는 재즈 팬은 물론 팝음악 팬들도 매료시키고 있다. 본 작은 턱 앤 패티를 가장 잘 설명하는 베스트 앨범이다. 재즈 스탠더드와 동명이곡이기도 한 'Time After Time'은 신디 로퍼의 히트곡으로 마일스 데이비스가 연주한 후 재즈 연주자들도 즐겨 연주하는 곡이 되었는데 턱 앤 패티의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하는 곡이기도 하다.
07. Eddy Louiss & Michel Petrucciani의 [Conference de Presse]

두 건반 악기의 앙상블로 프랑스 재즈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린 피아니스트 미셀 패트루치아니와 B3 하몬드 오르가니스트 에디 루이스가 1994년 파리에서 가진 실황이다. 오르간과 피아노가 서로 번갈아 가며 반주자 역할을 하며 화려한 즉흥연주를 선보이는데 미셀 패트루치아니는 골형성 부전증이라는 선천성 장애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화려한 연주를 보여준다.

공연이 있던 1994년은 미셀 패트루치아니가 블루노트에서 8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후 프랑스 레이블 드레퓌스로 이적할 시점이다. 에디 루이스는 이후 아코디언 연주자 리차드 갈리아노와 듀오작을 남기기도 한다. 프랑스의 애수가 느껴지는 'Les Grelots'와 마일스 데이비스의 'So What' 등 모든 곡에서 두 악기로도 충분함을 보여준다.
08. Bebo Valdes & Javier Colina의 [Live At The Village Vanguard]

1918년 쿠바 출신으로 지금도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베보 발데스가 스페인 베이시스트 하비에르 콜리나와 2005년 11월, 13일간 뉴욕의 빌리지 뱅가드에서 가진 실황을 모아 놓은 앨범이다. 쿠바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활동을 하다 고향을 등지고 가족과 헤어져 유럽에서 활동한 베보 발데스가 2000년대 들어 다양한 컨셉의 작업을 성사시키는데 그 중 하나가 본 작이다.

건조할 정도로 투박한 피아노 연주지만 연륜이 묻어난 라틴 재즈의 명연으로 '세 마디의 말'이란 뜻을 가진 오스왈도 파레스의 고전 'Tres Palabras'와 라이브 클럽 빌리지 뱅가드에서의 연주를 기념해 빌 에반스 트리오가 1961년 연주한 'Waltz For Debby'를 연주한다.

2007년엔 아들 추초 발데스와 역사적인 피아노 듀오가 성사되어 [Juntos Para Siempre]를 녹음했다.
Prologue

스타일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재즈의 가장 기본 편성은 피아노-베이스-드럼으로 이루어진 피아노 트리오이다. 여기에 악기들이 더해지면서 다양한 재즈 편성을 만나게 되는데 연주자간의 호흡과 앙상블을 만나기 위해서는 단 둘이 연주하는 듀오 편성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단출한 구성인 랑데부 연주에서는 아무래도 반주와 솔로가 동시에 가능한 피아노와 기타가 메인이 되어 연주를 이룬다.

주제 제시 후 즉흥연주가 반복하는 재즈에서 두 명의 연주자는 자신의 즉흥연주 부분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하는데 이럴 경우 파트너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듀오 연주는 그야말로 중구난방이 되어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이 된다.

그래서 듀오 연주는 테크닉을 기본으로 연륜과 경험을 많이 쌓은 거장들이 주로 하는 편성이고 그들의 말년 작에 집중되어 있다. 엘라 피츠제럴드가 말년에 조 패스, 오스카 피터슨과 함께 한 듀오 작들은 그녀의 전성기를 능가하는 감동을 선사해 준다. 또한 듀오 연주는 피아노의 유무에 따라 연주의 컬러가 정해진다.

피아노에 기타, 베이스, 보컬 등 다양한 소리가 어울리면서 완벽한 앙상블과 인터플레이를 보여주지만 듀오가 가진 여백의 미는 피아노라는 완벽한 악기로 인해 빈곳 없이 채워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피아노가 빠진 베이스와 기타(찰리 헤이든 & 팻 메시니), 기타와 보컬(턱 앤 패티) 같은 랑데부 연주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운 여백의 미는 오히려 우리를 가득 채워준다.

글 출처 : 네이버 오늘의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