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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nging Piano Classics(2006)

Eugen Cicero(오이겐 키케로, 1940 ~ 1997)의 Swinging Piano Classics(1996) 앨범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루마니아 태생인 그의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는지부터가 꽤 어럽더군요. 그를 소개하는 각종 음원사이트나 앨범구매 사이트를 보니 에우젠 시체로, 아우겐 키케로, 에우젠 씨체로 등등 정말 다채롭게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구글 번역기를 통해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좌측 소스에 루마니어어로 놓고 우측 타겟에 한국어를 선택하여) 오이겐 키케로입니다.

Eugen Cicero는 4살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엘리트 코스의 클래식 음악교육을 받았으나 전통적인 클래식 피아노 연주자나 교육자로서의 역할에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것을 수용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유지하려는 그의 인생관과는 너무나도 멀었기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그는 젊은 시절 어떤 계기로 Swing Jazz에 깊이 빠지게 되고 그것이 평생 그의 음악을 지배하게 됩니다.
클래식 음악에 기반을 둔 경쾌하고 발랄한 Swing Jazz 즉, 'Classic-Swing'이 그의 음악세계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것일 수 있습니다. Jazz의 많은 장르 중에서도 왜 Swing 스타일을 고집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 때문에 다른 클래식 기반의 Jazz 뮤지션들(서정성을 강조한 편안한 연주가 많습니다)과는 확연히 다른 연주를 보여주게 됩니다.

그는 Bach, C.P.E Bach(좌측 '음악의 아버지'인 J.S Bach의 아들), Mozart, Chopin, Beethoven, Tschaikowsky, Liszt, Schubert 등 다양한 시대의 작곡가들의 음악을 Swing 스타일로 편곡하여 연주하였습니다. 그의 홈페이지(http://www.eugen-cicero.de)를 보면 무려 55개의 앨범이 등록되어 있는데 Swing, Classic 혹은 클래식 작곡가명 등이 앨범명에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Eugen Cicero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앨범이 바로 Swinging Piano Classics(1996)입니다. 이 앨범에는 Chopin, Mozart, Bach의 클래식곡을 편곡한 곡들이 대부분이고 재즈 스탠더드(Autumn Leaves, Misty Tea for Two), 오늘 소개드릴 Sunny등도 담고 있습니다. 그가 사망하기 직전에 녹음한 앨범으로 그의 원숙미가 녹여진 명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왜 클래식 기반의 곡을 소개하지 않고 하필이면 pop song을 편곡한 Sunny를 소개하냐구요? 그것은 조금 후에 말씀드리기로 하고 먼저 Sunny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Sunny는 미국의 R&B 가수이자 작곡가인 Bobby Hebb(1938~2010)에 의해 1966년 작곡되어 최초로 불려졌습니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찬미와 삶에 대한 감사의 표현(가사 클릭!)을 아름다운 멜로디로 표현했는데 BMI1는 이곡을 20세기의 top 100 songs 중 25위로 랭크했다고 하는군요. 이 사랑스러운 곡이 작곡되고 약 48시간 후에 Bobby Hebb의 형인 Harold Hebb가 클럽에서 살해되었고 미국의 John F. Kennedy 대통령이 암살(1963년 11월 22일)되었다고 합니다 .

Sunny는 유럽의 'Boney M'에 의해 불려지면서 세계적인 히트를 쳤다고 합니다. Boney M은 서인도제도 출신의 4인조(여성3명, 남성1명)로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한 그룹입니다. 이 곡이 우리에게 더욱 친숙한 이유는 영화 써니(Sunny, 2011)의 사운드트랙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써니에서 사용된 Sunny도 Boney M의 노래이긴 하지만 Club 스타일의 리믹스한 버전이 사용되었습니다.

Eugen Cicero의 Sunny는 이전 앨범에서도 이 곡을 즐겨 연주했으며 그의 마지막 앨범에서도 Sunny를 잊지 않았습니다. Swinging Piano Classics(1996)에 수록된 Eugen Cicero의 Sunny가 특이한 것은 그의 연주 중반(3:25)부터 연달아 4곡의 클래식곡이 차례로 연주되면서 Sunny의 메인 테마와 절묘하게 섞여 연주된다는 사실입니다. 마치 이 곡들이 모두 Sunny와 한곡이라는 듯이...곡이 변경될 때마다 관중의 존경어린 탄성이 들리는군요.

그 클래식 곡들은 차례대로 멘델스존의 '봄의 노래', 베토벤의 '월광',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 쇼팽의 폴로네이즈 '영웅'입니다. 앨범명 Swinging Piano Classics처럼 모두 피아노곡들을 넣는 일관성을 보였으며 관중을 위해서인지 모두 대중적으로 유명한 곡들로 구성했습니다.

글 출처 : JAZZPI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