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강(2009) / 김두수 6집
[열흘 나비] 이후 은둔과 방랑의 미학자로 살아온 한국 유일의 아트 포크록 가수 김두수의 2년만의 신보 [저녁강] 1년간 투어콘서트가 예정된 일본을 비롯, 유럽과 아메리카 등에 노크하는 가히 첫 번째 결정반. 그간의 애정 어린 곡들을 추려 심혈을 기울인 새롭고도 농밀한 재해석은 명실 공히 베스트 음반을 구축함과 동시에, 어슴푸레한 귀마다 뜨게 만드는 불후의 성취로 기억될 것이다. 한국에 유일하게 생존한 애쉬드(Acid)포크의 웅숭깊고 서정어린 음률은 그대의 귀와 영혼을 압도하고 말리라. 예술과 삶의 고달픔과 겸허, 삿되게 섞이지 못하는 그만의 오롯함은 사실상 망명객과 진배없는 이국의 여행길로 이어져 한동안 국내에서 그를 만날 수 없음을 이 음반으로 달래야 한다. 독특한 파스토랄(Pastoral)의 시편과 귀기어린 보컬의 격랑, 놀라운 경지의 기타 연주, 그밖에 첼로, 아코디언, 타악기들은 기청감(Deja-entendu)에 다름 아니다. 여행자의 노래 한국 Polyphone, 일본의 전위음악 산실 PSF 동시 발매 및 전세계 배급! 2009년 10월 22일 서울 DS홀 단독 공연! [자유혼, 2002] 이후 무려 5년의 목마른 기다림 끝에 탄생했던 [열흘 나비, 2007], 그리고 여기 2년 세월이 다시 흘러 [저녁강, 2009]에 다다른다. 억새꽃이 내다보이는 늦가을 어느 강 자락에서 비조(飛鳥)의 날개 짓마냥 솟아오른 신보 소식에 누구보다 반갑고 그의 생존이 감사하다. 2010년의 약속된 일본 전국 투어와 지난 벨기에, 네덜란드 초청공연의 성황으로 얻은 자신감에 힘입어 지난 늦봄부터 녹음에 들어간 신보는, 기존에 발표한 곡들 가운데 새롭고도 신중한 재해석이 필요한 곡들을 추려 ‘완성’ 시키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이 음반은 김두수의 과거와 미래를 가르는 오늘 현재의 갈림길에 놓인 푸르고도 아릿한 강물의 '쉬어감'이며, 한편 낯설게 만드는 감추임의 '환기'요 '정리'다. ‘Deja-entendu, 들꽃, 보헤미안, 회우, 열흘 나비, 산, 바람소리, 흰 구름의 길, 햇빛이 물에 비쳐 반짝일 때, Romantic Horizon, 강변마을, 저녁강, 보너스 트랙으로 담긴 꽃묘’까지 숨쉬기조차 버겁도록 이어져가는 김두수의 시와 노래와 고요한, 예기치 않은 종소리! 태양의 눈꺼풀 같은 여섯 개의 기타 줄이 쟁그랑거리고, 그만의 독특한 핑거 주법과 생사를 넘어 귀환한 울울하도록 젖은 혼신의 보컬, 한국적인 프로그레시브 포크록의 현존을 알리는 실험적이고도 단아한 사운드의 절묘한 역동성, 그러면서도 절대 놓치지 않는 아름답고 짱짱한 시편과 멜로디의 서정성. 쓰렁쓰렁 나무 잎사귀들은 마치 혀와 닮아서 김두수의 '바람소리'를 맨 먼저 따라 부르리라. 이 음반이 출시되면 곧바로 김두수는, 투어가 예정된 일본과 세계로 먼길을 떠난다. 그의 아련한 들꽃의 노래가 여기 이 땅은 물론이고 세계 전역에 오래도록 피어날 것을, 이 저녁 강물의 노래들이 가슴가슴마다 소중히 흘러들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영혼의 유랑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젊은 서양화가 김진성, 오랜날 비전향 장기수의 삶을 담아오면서 김두수의 예전 음반에서도 함께 작업했던 사진작가 신동필, 국내 기타연주자로서는 마루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김광석, 나직이 시대의 강물 소리를 담아온 건반연주자 김효국, 김두수와 오래도록 함께 공연해 온 첼로의 이현수, 노찾사 출신의 아코디언 연주자 신지아, 세계의 통로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 같은 호른의 김정호, 남미의 타악기 까혼을 친 김규항은 ‘B급 좌파’의 저자로 이채로운 참여, 양평 강변마을의 김두수 녹음부스를 수시로 드나들어야 했던 베이시스트 정광민, 그리고 가까운 지인들의 기도와 성원, 팬들의 애정어린 눈물로 지어진 6집 [저녁강]! 강기슭을 달리는 기차에 앉아 거우둠히 햇빛이 내려앉는 창가에 머리를 기대고 이 음반을 들으라. 얼룩지고 스산한 이승에서의 서글픔과 고달픈 수난(受難)마다 오늘 김두수의 노래들을, 주저 말고 아낌없이... 글 : - 여행자의 노래 선곡자 임의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