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1~4 Track :
Rod Elms, organ
London Symphony Orchestra
Yuri Simon, Conductor

5 Track :
Kirov Theatre Orchestra
Yuri Temirkanov, Conductor

녹음 : June 4, 1985 Under the exclusive license of Gostelradiofund, Russian Federation

Total Time 01:20:20

1. Manfred Symphony in B Minor, Op. 58

작품 개요 및 배경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이라고 하면 제1번 <겨울날의 몽상>에서 제6번 <비창>에 이르는 6곡으로 흔히 알려져 있으나 사실은 철저한 표제악적 작품인 <만프레드(Manfred)>교향곡이 하나 더 추가되어야 한다. 이 작품은 제4번과 5번 사이에 해당되는 1885년(45세) 4월에 시작돼서 그해 9월에 완성됐다.

1885년이라는 해는 차이코프스키가 약7년간에 걸친 해외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모스크바에서 2Km 떨어진 마이다노보라는 한적한 시골에 정착하기 시작한 시기에 해당된다. 이곳에서의 그의 생활은 그야말로 조용하고 평화로운 것이었는데 특히 어느 날 우연히 읽은 책에서 하루 2시간 이상의 산책이 건강에 좋다는데 착안해서 거의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산책을 함으로써 흔히 베토벤의 산책에 비교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산책을 통해서 악상의 대부분을 얻거나 다듬었기 때문에 적어도 산책에 관한 한 베토벤과 비교될 만한 것이다. 아침 7-8시에 일어나서 영어를 공부하거나 독서를 한 뒤 45분 정도 산책을 했고, 상오 9시30분부터 하오1시까지 작업(주로 작곡), 이어서 점심식사, 식후엔 산책(눈비가 와도 반드시 산책)에 나서서 꼭 2시간 이상을 채웠다.

그의 <만프레드>는 말하자면 이러한 산책을 통해서 성숙되고 완성된 것이다. 이 교향곡은 바이런의 극시(劇詩) <만프레드>를 표제로 삼았다. 바이런의 시는 3막 10장, 약3천행에 달하는 장대한 작품이다. 중세 알프스 산의 성주 만프레드는 지식과 신앙을 겸비한 인물이었지만 어느 날 회의의 지옥에 떨어져 알프스의 마녀로부터 마술을 배운다.

그러나 이것으로도 구원에 대한 희망을 갖지 못하게 되어 죽을 곳을 찾아 헤매던 가운데 알프스의 主神 '아리마네스'의 궁전에 이르게 되고 그곳에서 여신 네메시스를 만나 그녀의 신통력으로 '아스탈테'의 영혼과 해후하게 된다. 아스탈테는 만프레드의 사랑의 배신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고 만 여인이다. 만프레드는 그녀에게 자기를 구원해 줄 것을 간청하지만, 곧 죽음이 올 것이라는 통고를 받게 된다. 끝내 그는 온갖 욕설과 조소를 쏟아내면서 지옥에 떨어지고 만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작품을 완성하고 나서 카시킨(차이코프스키 전기 작가)에게 "만프레드 때문에 수명이 1년이나 단축됐다"고 말할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해진다.

1884년 10월, 러시아 5인조의 한 사람인 발라키레프는 차이코프스키에게 바이런의 극시 ‘만프레드’를 기초로 한 표제적인 작품을 쓸 것을 강하게 권유했다. 너무나 멋진 제재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이 곡에 작품에 곡을 붙일 수 없음을 한탄했던 발라키레프는 차이코프스키에게 ‘만프레드’에 의한 표제적인 작품의 작곡을 종용했던 것이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제안에 대해 깊이 생각한 후에 발라키레프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조급하지 않게 몰두해보겠습니다. 만약 내가 계속 살아있다면 내년 여름 전에는 교향곡이 완성될 것입니다.”
결국 차이코프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이 완성된 것은 이듬 해 9월 13일. 차이코프스키는 이 작품을 당연히 발라키레프에게 헌정했다.

이 곡의 표제(program)는 바이런의 원작을 기초로 하고 있지만, 발라키레프의 견해와 차이코프스키 자신의 해석도 가미되어 내용적으로는 원작의 뉘앙스와 약간 다르다. 차이코프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 속의 만프레드는 알프스 산중에 성을 쌓는 성주로서 산 속에서 태어나 웅대한 자연의 깊이를 터득한 인물이다. 그의 눈에는 운명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란 존재가 너무나 왜소하게 보여 구원할 수 없는 회의에 사로잡힌다.

그는 너무나 괴로운 나머지 마녀로부터 요술을 배우지만 회의는 점점 심해져 결국 절망 끝에 죽음으로써 구원되길 원했으나 그것도 이루지 못한다. 결국 정처 없이 산중을 헤매던 만프레드는 알프스 산을 지배하는 아리마네스 신의 궁전에 도착하고, 거기서 여신 네메시스의 도움으로 젊은 날의 연인 아스타르테와 재회한다. 그녀는 만프레드에게서 배신당한 후 목숨을 끊었던 여성. 그러나 그녀는 만프레드의 죄가 결코 용서될 수 없다고 말하며 그에게 죽음을 예고했다. 곧 죽음의 신이 만프레드를 덮쳤으나 만프레드는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에 대한 회의를 버리지 않은 채 운명을 매도하면서 비극적인 생애를 마친다.

'만프레드' 교향곡은 교향곡이라고는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바이런의 '만프레드'를 마치 음악으로 묘사한 듯한 일종의 음화(音畵)라 할 수 있으며 모두 4악장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후기 3대 교향곡으로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작품이다.

1악장에는 렌토 루구브레(Lento lugubre)라는 악상지시가 있는데 여기서 '루구브레'란 '슬프게'라는 뜻으로 인간에 대한 회의에 고뇌하는 만프레드의 슬픔을 담은 음악이다. '알프스의 신'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2악장은 알프스의 신 아리마네스와 여신 네메시스, 그리고 젊은 날의 연인 아스타르테와의 만남을 묘사한 음악이다. 3악장에는 '마을의 생활'이라는 제목이 붙여져 있고 알프스 산사람들의 소박하고 한가로운 생활이 음악으로 잘 묘사되어 있다. '지하의 아리아나 궁전'이란 제목의 4악장은 알프스의 신 아리마네스의 궁전 지하에서의 악마적인 축제과 아스타르테의 망령이 출현하는 장면, 그리고 만프레드의 죽음과 영혼의 구원으로 끝을 맺는다. .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Lento lugubre - Moderato con moto - Andante
"알프스 산중을 헤매는 만프레드. 삶은 깨어지고 운명에 대한 집요한 질문에는 대답이 없다. 삶에서 남은 것은 기억뿐. 때도 없이 그의 연인 아스타르테의 기억이 엄습한다. 기억과 상념들이 그를 태우고 갉아먹는다. 모든 것을 잊고 싶지만 아무도 소원을 들어줄 수 없다."

- 처음부터 끝까지 이른바 '만프레드의 주제'라는 부분이 나온다. 몇번 반복되는 주제이므로 쉽게 분간할 수 있다. 알프스의 정경과 만프레드의 내면을 묘사하는 듯 질풍노도가 가득한 악장이다. "Lento lugubre"라는 악장 지시어에서 lugubre는 "슬프게"라는 뜻. 그래서 특히 만프레드의 주제는 비탄에 젖은 느낌이다.

제2악장 Vivace con spirito '알프스의 정령'
"폭포 포말의 무지개 속에서 만프레드에게 나타나는 알프스의 요정"

- 빠른 스케르초 풍의 진행과 함께 신비로운 느낌이 가득하다. 온갖 정령, 귀신, 마법이 명멸하는 가운데, 초반의 묘사가 지나고 나면 아스타르테에 대한 회상이 나온다. 고상한 4박자 무곡풍의 주제다. 순진하고도 푸르렀던 젊은 시절의 행복감이 아련하게 밀려오는 느낌. 그리고 현재와 과거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만프레드의 눈앞을 지나간다.

제3악장 Andante con moto '마을의 생활'
"단순하고 선량하며 질박한 알프스 사냥꾼들의 삶. 만프레드의 삶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

- 알프스 산중 사람들의 생활이 묘사된다. 평화롭고도 고요한 그들의 삶은 알프스 아랫녁의 순한 구릉들을 닮았다. 그에 비해 만프레드의 존재는 너무나 이질적이다. 느린 안단테의 선율, 장난스럽고 유쾌한 평화 속에서 음울하고 고통스런 표현이 침입한다. 만프레드다. 그를 알프스 마을의 사람들과 대조시킴으로써 고독한 이방인의 내면이 다시 부각되는 듯하다.

제4악장 Allegro con fuoco ' 지하의 아리아나 궁전'
"거침없는 알레그로. 야성과 호기. 아리마네스가 있는 지옥의 방. 만프레드 도착. 지옥의 귀신들이 다같이 울부짖는다. 마침내 아스타르테 등장. 마법이 되살아나고, 마무리는 라르고 - 만프레드의 죽음." - con fuoco는 '정열적으로'라는 뜻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비극적 사건을 예고하는 듯 서주가 빠르게 나타난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죽음의 궁전에 들어서는 만프레드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사건이 빠르게 진행된다. 아리마네스와 귀신들의 모습이 난장판을 이루며 두려움을 일으키는 듯하다. 그러다 혼란은 가라앉고 느리고 슬픈 배경으로 2악장에서 표현되던 아스타르테의 주제가 단조풍으로 바뀌어 나온다. 아스타르테가 등장하는 것이다. 마지막에는 다시 만프레드의 주제와 죽음을 표현하는 소용돌이가 교차하며 투쟁하는 듯 펼쳐진다. 이윽고 투쟁은 잦아들고 평화롭고도 숭고한 마무리...만프레드는 영원한 안식을 맞는다.
글 출처 : 네이버 블로그 '그리움이 머무는 언덕'

2. Romeo and Juliet- Fantasy Overture after Shakespeare

차이코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은 4개 부분으로 나뉘어지며 비극적인 줄거리의 바탕 위에 종교적인 색채를 띄고 장중하게 시작된다. 이 선율은 극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도사 로렌스를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이어서 거칠고 격앙된 반목의 테마가 폭발하는데, 이것은 몬테규와 캐퓰러트 두 가문의 피비린내 나는 격투의 장면이다.

이윽고 격투의 소란이 진정되면서 잉글리쉬 혼과 비올라에서 우아한 선율이 흘러나온다. 이것은 로미와 줄리엣의 청순하고 덧없는 사랑의 테마이다. 림스키 코르사코프는 이것을 "러시아의 모든 음악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테마" 라고 절찬하고 있다.

음악은 반목의 테마와 사랑의 테마가 서로 얽혀 비극적인 색채를 차츰 짙게 하면서 파국을 향하여 전개되어 나간다. 차이코프스키의 독특한 색채적인 오케스트레이션이 이 부분에 잘 나타나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청순하고 아름다운 사람의 테마와 그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하프의 분산화음이 인상적이다.

차이코프스키가 이 곡을 작곡하게된 배경은 당시 러시아 5인방의 리더 발라키레프(Mily Balakirev, 1837 - 1910)의 권유에 의해서였다. 국민음악 창조를 목적으로 결성된 5인방의 멤버는 알렉센더 보로딘(Alexander Borodin, 1833 - 1887), 세자르 큐이(Cesar Cui, 1835 - 1918), 림스키-코르사코프(Nikolai Rimsky-Korsakov, 1844 - 1908),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Modest Mussorgsky, 1839 - 1881) 등 쟁쟁한 젊은 작곡가들이었고, 차이코프스키는 그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발레키레프가 차이코스키에게 이 곡의 작곡을 권유했을 당시의 상황을 차이코프스키의 친구이며 그의 전기를 쓰기도 했던 카슈킨은 다음과 같이 회상하고 있다.

"발라키레프와 차이코프스키 그리고 나는 산책을 무척 좋아했다. 어느날 세 사람이 함께 산책하러 나갔을 때 발라키레프가 차이코프스키에게 로미오와 줄리엣의 작곡을 권유했다. 5월의 아름다운 어느날이었다. 우리가 산책하던 언덕의 그 초록빛 숲과 높다란 전나무들 ... "

발라키레프는 차이코프스키의 재능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암시하는 소재를 차이코프스키가 충분히 소화하여 살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발라키레프 자신도 이 테마에 크게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그것이 마치 완성된 음악인 것처럼 면밀하고 정확히 그 구성을 설명해 나갔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젊은 차이코프스키의 환상의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차이코프스키는 그해(1869년) 9월 - 11월 사이에 환상적인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 을 완성해 다음해 3월 초연했다. 그러나 마음에 들지 않는 데가 많아서 상당한 부분을 수정했고, 그후 11년이 지난 1881년 다시 손질을 하여 오늘날 연주되고 있는 형태로 출판했다. 1869년의 제1고, 1870년의 제2고, 1881년의 제3고 등 세 가지가 있는 셈이다.

차이코프스키의 전기를 쓴 바 있는 쿠닌은 이렇게 쓰고 있다.

"만약 로미오와 줄리엣이 없었던들 1870년대의 표제적 교향작품은 물론이요, 만년 시대의 웅장한 교향곡도 탄생되지 않았을 것이다"

 서곡 (序曲 overture) 

오페라, 오라토리오, 발레, 모음곡 등의 첫부분에서 연주되어 후속부로의 도입 역할을 하는 기악곡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는 서곡은 우선 두 가지 중요한 형태로 분류된다. 17 ~ 18세기에서의 프랑스풍 서곡과 이탈리아풍 서곡이 그것이다.

프랑스풍 서곡은 륄리가 그의 오페라에 느림―빠름―느림의 3부분의 서곡을 썼는데, 이것이 18세기 중엽까지 프랑스풍 서곡의 정식(定式)으로 존중되었다. 그 전형에서는 제1부는 부점(付點) 리듬을 특징으로 하는 장려한 성격, 제2부는 그 모방양식, 제3부는 제1부의 재현 혹은 제2부의 코다를 이루고, 제1부와 같이 제각기 장중한 성격에 의하고 있다.

그리고 유달리 바로크시대의 오페라에 즐겨 사용되었으며, 이탈리아 오페라이면서도 프랑스풍 서곡을 가진 것도 많았다. 또 오페라 이외에 자주 모음곡의 첫머리에도 쓰여졌기 때문에 모음곡 전체를 서곡이라 부르는 일도 있었다.

이탈리아풍 서곡의 정식은 17세기 말에 스카를라티(Alessandro Scarlatti, 1660 - 1725)가 빠름―느림―빠름의 3부분의 서곡을 창시하여 이 형식은 오래 계속되어 신포니아라고도 해서, 18세기의 심포니의 선구로도 간주되고 있다. 제1부는 화성적 양식, 제2부는 서정적인 성격, 그리고 제3부는 발랄한 춤곡풍의 성격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프랑스풍 서곡은 18세기 중엽 무렵에 소멸했으나, 신포니아는 3개의 각 부분의 규모가 점차 커져서, 독립적인 성격을 가지고 교향곡으로 발전했다.
글 출처 : 다음 블로그 '그대 옆에 뜨는 작은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