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Heutling Quartet
Jean-Philippe Collard, piano
Augustin Dumay, violin
Frédéric Lodéon, cello

녹음 : P 1987 EMI Music France.

Total Time 00:58:21

1. Piano Trio No.1 in B flat major D.898

작품의 배경 및 개요

피아노 트리오의 출발점은 '트리오 소나타' 란 바로크 시대의 악곡입니다. 성부가 3개이며 이중 2개 성부가 멜로디를, 나머지 1개가 지속저음 continuo(basso continuo) 을 맡게 됩니다. 악기는? 당연히 3대죠.

18세기(고전주의 시대죠?)까지 '트리오 소나타'는 계속 만들어졌는데 불현듯 18세기 말에 사라집니다. 왜 그랬을까요? 지속저음이라는 것이 무의미해지면서 작곡가들이 더 이상 쓰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 대신 트리오, 특히 피아노 트리오가 득세하기 시작합니다.

고전주의 초반에 이르러 피아노 트리오가 제 형태를 갖추어 갑니다. 하이든이 주역이었죠. 그러나 첼로를 피아노 트리오의 일원으로 확정시킨 공로는 베토벤에게 주어져야 합니다. 3악장 구성도 4악장으로 확대되고 단단해 졌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슈베르트의 시대가 옵니다. 바야흐로 피아노 트리오가 활짝 만개하는 시절 - 하지만 슈베르트에게는 혹독한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1827년. 오직 그 해에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두곡은 함께 작곡됩니다. 생이 죄다 소진되어가던 그 해였습니다. 꼭 1년 후, 음악의 주인은 세상을 떠나게 되니까요.


▲ 빈 살롱에서의 슈베르트 (줄리우스 슈미드 작)

B플랫 장조의 조성이라니! 이건 혹시 선배이자 그토록 존경했던 베토벤에 대한 경외심이었을까요. 이 작품을 쓴 해가 바로 베토벤이 세상을 떠난 해이며, 베토벤의 마지막 트리오 곡인 작품97과 조성이 똑같습니다. 물론 슈베르트의 노래하는 듯한 분위기를 베토벤이 담아내진 않았죠. 두 곡 사이에 공유지는 느껴지지만 역시 슈베르트는 낭만주의적 영역에 한걸음 더 나아간 안목에서 작곡했다고 봅니다.

두 개의 피아노 트리오는 딸과 아들 만큼이나 판이하게 다릅니다.

작곡가 슈만이 이런 표현을 했죠.

"트리오 1번이 여성적이고 순종적이며 시적이라면, 트리오 2번에는 활동적이고 극적이며 건강함이 있다."

의미심장한 것은 두 곡 사이의 대비감 말고도 또 있습니다. 같은 해 작곡된 불멸의 연가곡집 <겨울 나그네>와의 극명한 대비감이 그것이지요. 잘 알려진대로 수년간 슈베르트는 마음의 병과 몸의 병을 함께 앓고 있었습니다. <겨울 나그네>는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깊은 절망의 고백같은 것이었고요. 저녁이면 친구들과 어울려 곡도 발표하고 피아노 반주도 해 주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했지만, '이 노래들이야 말로 그동안의 내 모든 노래들 보다 사랑할 만한 것이며... 자네들도 그렇길 바란다는' 감회와 비감함은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왜 <피아노 트리오 1번>의 따뜻함은 온기를 잃지 않았을까요. 아마도 잿빛 감정을 토로하는 슈베르트만의 또 다른 방법론이 아니었나 합니다.

다시 한번 슈만입니다.

"B플랫 장조의 트리오를 한눈에 보더라도 인간사에 대한 번민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신선함과 밝음, 그 두가지가 지배할 뿐이다."

그렇죠. 이 트리오의 계절은 여실히 봄입니다. <겨울 나그네>의 겨울을 보내며 봄볕을 사랑하는 것이죠. 그게 슈베르트 스스로 찾아낸 일종의 퍼스낼리티며 일상의 통증에 대한 해독법이었을 겁니다.


▲ 구스타프 클림트의 회화, 슈베르트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llegro moderato 소나타 형식.
바이올린과 첼로가 유니즌으로 강하고 연주하고, 피아노가 단순한 화음으로 규칙 바르게 이것에 반주하는 음악으로 이 악장은 시작됩니다. 이때 나타나는 A의 형태가 이 악장 구성의 가장 근본적인 동기로서, 이것이 곳곳에 나타난다. 재현부는 공식대로이며 코다는 싱코페이션을 풍부하게 사용해 일종의 긴장감을 보이면서 카덴짜적인 진행이 되어 이 악장을 마칩니다. 전 악장을 통하여 어두운 기분은 없고, 유쾌한 기분의 슈베르트를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제2악장 Andante un poco mosso 겹세도막형식
자장가처럼 아늑하고 아름답습니다. 첼로가 등장하고 바로 이어 바이올린이 나오는데, 피아노는 1악장과는 다른 후견인과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제3악장 Scherzo - Allegro
제1악장과 같을 정도 또는 그 이상으로 슈베르트의 개성을 잘 나타낸 악곡입니다. 민족적인 것과 예술적인 것이 교묘하게 어우러진 한 예라고 하겠습니다. 트리오는 여전히 부드러운 기악을 들려줄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나, 이것도 역시 구조적으로는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피아노가 트리오에서 화음만을 연주하고 있는 점도 상당히 신경이 쓰입니다. 중심 가락의 처음은 제2악장의 처음과 같은 것입니다.

제4악장 Rondo - Allegro vivace 론도소나타 형식
처음에 바이올린, 다음에 피아노가 제시됩니다. 겨우 3마디 사이에 제5마디에 나타난 동기가 피아노로 연주되면, 주제가 나타납니다. 다만 현악기는 F-sharp음을 트릴로 연주한 후 매우 자유롭게 전개되어가는 모양은 참으로 눈부시다고 하겠습니다.

4악장 론도의 주제는 가곡 <스콜리에 D.306>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긍정의 시선으로 생을 바라보는 마무리로 보아도 무리가 없습니다

2. Piano Trio Sonatensatz in Bb major D28

B 플랫의 소나탄세츠는 슈베르트가 열다섯 살이었던 1812년(어머니가 사망한 해) 7월과 8월에 쓰여진 초기 작품이며 피아노 트리오로 작곡을 시도한 첫 번째의 곡입니다. 많은 슈베르트 작곡과 마찬가지로 그는 글쓰기를 싫어해서 추후에 다시 검토해 보겠다고 미뤄 놓고선 되돌아 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단 하나의 악장만 있는 싱글 무브먼트곡으로, 하이든을 연상시키는 알레그로이며, 당시 함께 교습을 받던 '샐리 에리'의 영향력을 보여줍니다.
세 개의 악기를 사용하여 사랑스러운 톤으로 매우 장식적인 악곡을 만들어 냈습니다. 피아노음과 함께 바이올린 소리가 새처럼 날아 다니는 중간 섹션이 사랑스럽습니다.

3. Schubert Notturno (Adagio) in E-flat Major, D897

피아노 3중주곡의 편성으로 작곡된 이 아다지오 <노트르노>는 제1악장만으로 구성된 작품입니다.

이 곡은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난 훨씬 뒤인 1845년에 출판되어 알렬졌는데 정확한 작곡 시기는 알 수 없고, 1827년 가을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원래는 피아노 3중주곡 제1번의 느린 악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썼다가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악곡의 모두는 지극히 아름답고 우아한 바이올린의 주제로 시작됩니다. 피아노는 물결치듯 분산화음으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지요. 바이올린의 주제는 피아노로 옮겨지고, 그것을 첼로와 비올라가 반복합니다. 중간부에서는 아주 독특한 리듬(복부점의 리듬과 제2박에 휴지부를 두는)이 등장합니다. 제3부는 제1부의 반복입니다. 원곡은 피아노, 비올라, 체로로 연주되는 것이지만 바이올린, 비올라, 더블베이스로 연주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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