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Hungarian String Quartet
녹음 : 1959 EMI Music France. Digital remastering P 1992 EMI Music France

Total Time 01:07:21

1. String Quartet No.13 in a minor D 804. ‘Rosamunde’

작품의 배경 및 개요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곡은 16곡이 전하는데(구 전집에는 15곡인데 후에 1곡이 추가됨), 실제로 그가 몇 곡의 현악 4중주곡을 썼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짧은 생애에 많은 현악 4중주곡을 작곡한 것은 그의 가정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어린 시절 슈베르트는 국립신학교에 들어갔는데, 휴가 기간에 집으로 돌아와 있을 때에는 아버지가 첼로를(매번 틀려서 슈베르트에게 놀림 당하곤 했다), 두 형 이그나츠와 페르디난트가 바이올린을, 자신이 비올라를 맡아 현악 4중주를 연주하였다. 이런 환경이니 그가 많은 현악 4중주 작품을 작곡한 것은 당연지사라 하겠다.

1810년(13세)부터 1813년까지 작곡한 제1기 8곡의 현악 4중주는 집에서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작곡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1814년부터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곡은 가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기로 접어든다(제2기). 고전적인 절제와 낭만적인 표출과의 융합이 점차 자연스러워졌고 1916년에 작곡한 11번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 후 얼마 동안 슈베르트는 현악 4중주에 관해서 침묵을 지키다 4년 후인 1820년 12번 ‘콰르테트자츠’(Quartettsatz, Quartett는 ‘4중주’, satz는 ‘악장’, 그러니까 4중주를 위한 하나의 악장이라는 뜻)를 내놓는다. 비록 한 악장만 작곡된 미완성이지만 이전의 작품들과는 매우 다른 틀에 격정적인 감정과 풍부한 서정성을 담아냄으로써 제3기의 방향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또다시 4년 후인 1824년에 슈베르트는 13번 ‘로자문데’와 14번 ‘죽음과 소녀’ 두 대작을 완성한다. 이 두 작품에서는 관현악적인 서법이 사용된 점이 특징적인데, 슈베르트 자신 이 두 작품을 ‘교향곡으로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작곡했던 것이다. 이어 1826년에 작곡한 마지막 현악 4중주곡 15번은 대규모 스케일과 대담한 표현법으로 이미 전통적인 실내악의 범주를 넘어서고 있다.

‘교향곡으로 가는 길’로 생각하고 작곡한 13번 ‘로자문데’

후기 3대 현악 4중주곡 중 첫 번째 작품인 13번 ‘로자문데’를 작곡할 무렵 슈베르트는 오랜 정신적 신체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창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생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품기도 하였는데, 1824년 3월 31일 친구 쿠펠비저에게 보낸 편지에 잘 나타나 있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고 불쌍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네. 건강이 회복될 기미도 안 보이고 그러한 절망 속에서 작곡도 풀려 가는 방향이 아니라 점점 나빠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은 이 인간을 생각해보라. 사랑과 우정으로 가득 찬 행복이 고통으로 채워지며 아름다움에 대한 열광도 사라져 가는 이 인간을 생각해보라. (...) 가곡은 새로운 것을 거의 만들지 못했지만 기악곡은 몇 곡 완성했지. 두 곡의 현악 4중주곡과 한 곡의 8중주곡을 작곡했는데, 다른 현악 4중주곡도 작곡할 생각이야. 이런 것이 규모가 큰 교향곡으로 가는 길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네.”

이 편지에서 작곡했다고 한 두 곡의 현악 4중주곡이 13번 D.804 ‘로자문데’와 14번 D.810 ‘죽음과 소녀’이며, 작곡에 들어간다는 다른 한 곡이 15번 D.887이다.

13번 현악 4중주의 ‘로자문데’라는 명칭은, 2악장 주제로 슈베르트 자신이 그 전해에 작곡한 극음악 <로자문데>의 3막과 4막 사이의 간주곡을 차용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슈베르트는 이 선율을 특히 좋아해서 훗날 작곡하는 <즉흥환상곡> Op.142 3번에도 주제로 사용하였다.

▶베토벤의 친구 슈판지히는 라주모프스키 백작의 개인 4중주단을 이끌었는데,
슈베르트는 현악 4중주 ‘로자문데를 그에게 헌정했다.

이 곡의 초연은 완성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824년 3월 14일 빈 악우협회에서 슈판지히 현악 4중주단의 연주회에서 이루어졌으며,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곡 중에서 그의 생전에 공개적인 모임에서 연주된 유일한 곡이었다고 한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llegro ma non troppo
두 개의 주제를 사용한 고전 소나타 형식. 8분음표로 동요하는 2바이올린과 불안한 음형의 비올라와 첼로의 반주에 맞추어 아름답고 우수에 찬 제1주제를 1바이올린이 연주한다. 어두운 표정에 가득 찬 경과구를 거쳐 2바이올린에 의해 짧고 매혹적인 선율의 제2주제로 들어간다. 이후 제2주제의 동기를 이용한 코데타를 거쳐 제시부가 마감된다. D장조의 제1주제로 시작되는 발전부는 폴리포닉 서법을 중심으로 발전하여 클라이맥스에 이르는데 불안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재현부는 정석대로 제2주제가 A장조로 나타나고 마지막은 제1주제에 의한 코다로 마감된다.

제2악장 Andante
극음악 <로자문데>의 선율을 주제로 한 느린악장. A-B-A'-B-A''의 론도 풍 형식이지만, 마지막 A''는 코다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재현부가 발전부를 병행한 소나타 형식으로 볼 수 있다. 느리게 연주되는 이 아름다운 악장은 슈베르트의 선율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평판을 받고 있다. 제1주제는 1바이올린으로 연주되며 다른 현이 보기 좋게 대위법적인 반주를 한다. 다시 짧은 보조적인 주제가 제시된 후 얼마 후에 처음 주제가 재현한다. 전개부는 힘차게 발전되는데, 1바이올린에 의해 오르내리는 양상이 멋지다.

제3악장 Menuetto - Allegro
이 4중주곡에서 가장 특징적인 악장이다. 환상적이고 해학적인 무곡으로, 낮은 E음의 점8분음표에서 하행하고 D음의 16분음표에 이르러 다시 E음으로 돌아온다. 첼로의 낮은 음에서 시작하다가 그것이 끝나면 다른 현악기가 같은 음형을 연주한다. 트리오는 위안을 주는 듯한 역할을 하는데, 주제를 반복하면서 끝난다.

제4악장 Allegro moderato
매혹적이고 화려하며 경쾌한 리듬이 기반을 이룬다. 이는 헝가리 풍 춤곡 선율인데, 두 개의 주제가 나타나며 주로 1바이올린이 제시부를 연주한다. 발전부에서는 우아하게 장식되어 시종 활기에 찬 분위기가 조성된다.
글 출처 : 라라와 복래

2. String Quartet No.14 in d minor D.810. 'Death and Maiden’

작품의 배경 및 개요

슈베르트는 모두 15곡의 현악 4중주곡을 작곡했는데 24세 때에 쓴 제12번 c단조 이후의 4곡이 내용도 충실하고 그의 성숙된 음악성을 잘 보여준다. 그 중에서 이 현악 4중주 제14번 "죽음과 소녀"가 절정기에 쓰여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다른 대부분의 실내악곡이나 기악곡에서 볼 수 있듯이 현악 4중주곡에 있어서도 슈베르트는 베토벤과는 달리 심각한 사상이나 인생관보다는 다분히 낭만적인 요소가 강해서 개인적인 감상을 노래하듯 들려준다.

현악 4중주 제14번에 "죽음과 소녀"라는 부제가 붙은 이유는 제 2악장이 슈베르트 자신이 쓴 "죽음과 소녀"라는 가곡의 반주부분을 도입해 그 음울한 멜로디를 바탕으로 한 변주곡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의 가곡 "죽음과 소녀"는 마티아스 클라우디우스 (M. Claudius)라는 시인의 시에 곡이 붙여진 것인데, 죽음에 다다른 소녀와 그녀의 생명을 거두어 가려는 죽음의 사자와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그 기본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녀의 간절한 소망, "나는 아직 어려요. 그냥 지나가 주세요."
사자의 달콤한 대답, "나는 친구란다. 괴롭히려 온 것이 아니야. 내 팔 안에서 꿈결같이 편히 잠들 수 있단다."

슈베르트가 죽기 2년 전인 29세 때 (1826년)에 완성된 이 현악 4중주 제14번은 비교적 가벼운 분위기인 다른 대부분의 소규모 곡들과는 달리 깊이 있는 사색과 가볍지만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형식적인 구조와 전개과정에 있어서도 두드러진 성숙도를 보여 준다. 모든 악장이 단조로 쓰여 있어 그 어둡고도 슬픈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그중 일반적으로 2악장이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강렬한 1악장이 시고니 위버가 주연한 "진실"이라는 영화에 삽입되면서 (DG 아마데우스 쿼텟 연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llegro
고전적인 소나타 형식이지만 곳곳에서 슈베르트의 독창성을 엿볼 수 있다. 죽음과의 투쟁을 나타내는 1악장은 마치 베토벤의 C단조 교향곡 "운명"을 연상시키는 강한 동기로 시작되며, 이 동기는 이후에도 계속 사용되어 1악장의 성격을 지배하고 구성을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무렵 슈베르트는 병고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고 자신의 작품연주가 취소되는 등 정신적으로도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의 생애와 연결시켜 혹자는 이 동기가 삶과 죽음 사이에서 번민하는 그의 "운명의 소리"라고 말하기도 한다.

제시부는 제1주제부, 제2주제부, 종결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 1주제부를 이끌어 가는 연속된 셋잇단 음표와 강렬한 포르잔도 (forzando; fz, 세차게)는 긴박감과 초조함 그리고 절망감을 표출하고 있어 슈베르트의 삶의 투쟁을 의미하고 있다고도 한다. 제 2주제부는 대조적으로 부드럽고 아름다워 어려운 삶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낭만주의 음악가 슈베르트의 인생관이 드러나 있다. 하지만 조금씩 드러나는 첼로는 일말의 불안감을 보여 준다.

잦은 셋잇단 음표의 움직임에서 빠르고 힘찬 16분 음표로 바뀌면서 종결부로 들어간다. 제시부의 반복 후 (부쉬 쿼텟은 제시부 반복을 생략하고 있다)에 이어지는 전개부는 길이는 짧지만 삶과 죽음 사이의 격렬한 투쟁을 묘사하고 있고, 재현부는 앞에서 제시된 주제들을 변형시켜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마지막 코다는 마치 죽음 직전에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마지막 안간힘을 쓰는 듯 하다가 조용히 마무리된다.

제2악장 Andante con moto
2악장은 위에서 언급한 가곡 "죽음과 소녀"의 반주를 바탕으로 한 주제와 5개의 변주 그리고 코다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애잔한 2악장은 현악 4중주곡 "죽음과 소녀"의 작품에서 그 중심을 담당하고 있으며, 죽음과 죽음에 대한 슬픔 그리고 그것을 체념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 뭉클하게 하는 감동을 자아낸다.

처음 주제는 마치 장송곡처럼 느릿하며 장중하게 그 어두움이 낮게 깔리며 제시된다. 뒤이은 제 1변주에서는 잔잔한 첼로의 피치카토 위에 등장하는 여리고 울먹이는 듯한 바이올린의 선율이 심금을 울린다. 제 2변주에서는 제 1변주와는 대조적으로 바이올린이 뒤에서 16분 음표의 배경을 담당하고, 첼로가 나서서 애잔한 선율을 노래한다. 바이올린과 첼로가 서로 사이좋게 한번씩 나서는 제1, 2변주 후 제 3변주에서는 분위기가 갑자기 힘차게 변한다. 바로 이어서 약해진 배경 위로 길고 가늘게 끊어질 듯 이어지는 애절한 바이올린. 그리고 다시 힘찬 선율과 반복.... 격렬함과 애절함이 함께 존재하는 이 변주는 양면성이 아닌 하나의 슬픔으로 연결되어 들린다.

연결된 셋잇단 음표를 조용히 엮어 가는 바이올린과 그것을 보조해 주는 나머지 세 악기들의 제 4변주 그리고 제 5변주는 앞 제 2변주의 첼로 선율의 변형이 첼로와 16분 음표를 노래하는 바이올린으로 옮겨지며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격정적인 총주로 몰아 간다. 그 뒤 16분음표의 바이올린 위로 살포시 첼로가 얹혀진다. 코다에서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탄식이 느리고 길게 드리워지며 이 2악장은 끝을 맺는다.

제3악장 Scherzo. Allegro molto & Trio
3악장은 스케르초 악장으로 주부와 트리오 다시 주부의 재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죽음의 춤곡을 표현한다. 스타카토와 액센트 위주의 힘찬 리듬으로 전개되는 주부는 이어서 감미롭고 서정적인 선율의 트리오에 자리를 양보한다. 다시 한번 처음의 주부가 고개를 내밀고는 3악장은 짧은 막을 내린다.

제4악장 Presto
3악장의 죽음의 춤곡이 이제는 광란의 경지로 발전된다. 4악장은 주부, 중간부, 주부의 재현, 중간부의 재현, 다시 한번 주부의 재현, 그리고 코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악장 전체가 빠르고 힘차게 진행된다. 이 4악장은 스타카토와 액센트로 숨가쁘게 노래해 나가는 주부의 주제, 그리고 포르잔도의 강한 액센트와 더불어 약간의 여유를 주는 중간부의 주제, 이 두 주제가 몇 차례 주고 받음으로써 전개된다.

중간부의 후반부에서 아주 빠른 속도로 음표를 타는 바이올린은 마치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유사한 선율과 활 놀림을 들려준다. 마지막 주부의 재현 후 코다 역시 빠르고 힘차게 그 끝을 향해 돌진함으로써 이 현악 4중주 제 14번은 종결을 고한다.

글 출처 : 想像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