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Sir Neville Marriner(Conductor)
Academy of St Martin in the Fields

Total Time 01:13:16

1. Symphony No. 34 in C Major, K338

작품의 개요 및 배경

모차르트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멜로디가 전곡을 흐르는 활기찬 작품이다. 마치 파리에서의 심난한 기억들을 지우고 싶은 몸부림으로도 볼 수 있겠다. C장조는 당시 오스트리아에서 흔히 쓰인 화려한 조성으로서 이 34번은 이후 36번과 41번 교향곡의 완성도에 절대적으로 기여하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다.

1780년 여름에 완성된 이 곡은, 작품의 밝은 성격으로 인해 확실치는 않지만 이듬해인 1781년 봄에 당시 오스트리아 황제 요셉 2세(Austrian Emperor, Joseph II)를 위한 축하 연주회에서 쓰였다는 주장도 있다. 잘츠부르크 시대에 작곡된 마지막 교향곡으로 이탈리아 서곡 유형의 3악장으로 구성되었으나 미뉴에트 악장은 훗날 추가로 작곡된 것으로 보인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llegro vivace, C장조 4/4박자, 소나타 형식.
제1 주제는 으뜸화음이 강하게 연주된 후 트릴을 지닌 음형이 피아노로 이어진다. 이러한 포르테와 피아노, 장조와 단조의 대비는 독특한 효과를 발휘하며, 제2 주제는 바이올린으로 제시하며 제1 주제보다 2배로 규모가 늘어난다. 발전부는 목관 악기의 반주 위에 현악기가 유니즌으로 진행하고 재현부는 제1 주제가 축소된 형태로 나타나며 코다에서 다시 확대된 모습을 취한다.

제2악장 Andante di molto, F장조 2/4박자, 소나타 형식.
현악악기로 시작하며 비올라는 파트가 나뉘어 연주한다. 필사악보에는 나중에 파곳 파트를 첨가하여 저음 현악기의 중복 성부로 구성되었다. 제1 주제는 바이올린으로 제시하고 제2 주제는 제2 바이올린의 반주에 제1 바이올린이 제시한다.

제3악장 Finale: Allegro vivace, C장조 6/8박자, 소나타 형식.
제1 주제는 포르테의 유니즌으로 6박자 리듬을 연주하며 제2 주제도 같은 리듬으로 진행된다 발전부는 짧으며 재현부는 일반적인 형태로 진행하다가 끝난다.

2. Symphony No.35 in D Major, K385 'Haffner'

작품의 개요 및 배경

1781년 빈에 정착한 이후, 모차르트의 창작 활동의 무게중심은 다분히 실용적인 이유에서 피아노 협주곡 쪽으로 옮겨지고, 교향곡 창작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여덟 살 때부터 교향곡 분야에 발을 들여 놓았던 그는 빈으로 이주하기 전까지 40편 이상의 교향곡을 작곡했지만, 빈에 정주한 10년 동안에는 불과 여섯 편의 교향곡을 남겼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섯 편은 제각기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모차르트의 완숙한 교향곡 양식을 대변하며, 나아가 하이든의 작품들과 더불어 고전파 교향곡을 대표하는 걸작들로 추앙되고 있다. 일명 ‘하프너 교향곡’으로 불리는 교향곡 35번 D장조는 그중 첫 작품으로, 모차르트의 위대한 후기 교향곡 세계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은 작품이라 하겠다.

이 교향곡의 탄생 과정은 무척 상세히 알려져 있는 편이다. 일단 기원은 1782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7월 중순, 모차르트는 아버지 레오폴트로부터 편지를 한 통 받았는데, 그 편지에는 모차르트의 어린 시절 친구인 지그문트 하프너의 작위 수여식을 축하하기 위한 세레나데를 새로 작곡해서 잘츠부르크로 보내라는 요구가 담겨 있었다.

이 곡은 모차르트의 친구 하프너의 작위 수여식을 축하하기 위해 작곡되었다. ▶

하지만 당시 모차르트는 얼마 전 발표해서 성공을 거둔 징슈필 <후궁 탈출>을 하르모니(Harmonie, 관악 앙상블)용 음악으로 편곡하느라 바빴기 때문에 그 요구에 곧바로 응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7월 23일에는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해야 했고, 8월 4일에는 콘스탄체 베버와 결혼식을 올리는 등 모차르트로서는 생애에서 가장 정신없는 나날들이 이어지던 시기였다.

따라서 모차르트는 그런 사정을 알리며 양해를 구하는 편지를 쓰는 한편, 수차례에 걸친 아버지의 독촉 편지를 받으면서 틈틈이 작곡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한 악장씩 마무리되는 대로 우편으로 아버지에게 부치는 식으로, 수 주 간에 걸쳐 새로운 미션을 완수해냈다. 비록 세레나데가 작위 수여식에서 적절히 활용되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레오폴트는 아들의 신작을 마음에 들어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이 신작 세레나데는 모차르트가 1776년에 작곡한 ‘하프너 세레나데’(K.250)와는 다른 별개의 작품이다.

그런데 그해 연말, 모차르트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써서 여름에 보냈던 세레나데의 악보를 돌려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자신이 빈에서 열게 될 콘서트의 무대에 올릴 요량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레오폴트는 아들의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고, 모차르트는 원본이든 복사본이든 가능한 한 빨리 보내달라는 편지를 거듭해서 띄워야 했다. 결국 2월 15일에 가서야 그는 아버지의 호의에 감사하는 편지를 쓸 수 있었는데, 그 편지에는 정신없던 와중에 급히 작곡했던 세레나데의 충실한 완성도에 스스로 감탄하면서 공연의 성공을 자신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저의 새로운 ‘하프너 교향곡(세레나데)’은 좋은 의미에서 저를 놀라게 했어요. 왜냐하면 이 곡의 음표를 하나도 남김없이 잊어버리고 있었거든요. 이 곡은 틀림없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거예요.” 모차르트는 여섯(또는 다섯) 악장으로 구성돼 있던 세레나데에서 행진곡 악장과 미뉴에트 악장 하나를 제외하고, 그렇게 정리된 네 악장 중에서 첫 악장과 마지막 악장에 플루트 파트와 클라리넷 파트를 추가하는 등의 손질을 가했다. 하지만 악기 편성의 변경은 총주를 보강하는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기존의 세레나데를 거의 고스란히 전용한 셈이었다.

새롭게 정리 보강된 ‘하프너 교향곡’의 초연은 1783년 3월 23일, 빈의 부르크 극장에서 모차르트 자신의 지휘로 치러졌다. 이 공연은 그의 예상대로 대성공을 거두었는데, 특히 황제인 요제프 2세가 친히 참석하여 축의금까지 하사했기에 그는 기쁨은 배가되었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llegro con spirito
모차르트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정말 열화와 같이 연주해야 해요!”라고 했던 이 첫 악장은 실로 장대하고 화려하여 이 교향곡이 원래 ‘축전용 음악’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만든다. 동시에 단일 주제의 대위법적 전개로 진행되는 이 악장은 모차르트가 하이든과 바흐의 음악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도달한 새로운 경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제2악장 Andante
이 밝고 우아하며 유머러스한 완서악장은 다분히 빈(Wien) 풍인데, 어쩌면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에 있는 친구들에게 빈에서 자신이 누리고 있는 분위기를 전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두 개의 주제에 기초한 소나타 형식의 악장으로, 첫 번째 주제는 사뿐한 스타카토가 가미된 16분음표의 반주 위에서 편안하게 노래하는 듯하며, 두 번째 주제는 마치 조잘거리며 키득거리는 듯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한다.

제3악장 Menuetto
궁중무곡을 연상시키는 격조 높은 미뉴에트 악장이다. 위풍당당한 미뉴에트 사이에 제1바이올린, 오보에, 파곳이 어우러지는 리트(lied, 가곡) 풍의 트리오가 삽입된 이 악장을 가리켜 어떤 이는 ‘구김살 없는 음악이 낳은 작은 기적’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제4악장 Fanale - Presto
론도 형식과 소나타 형식이 교묘하게 융합된 이 악장도 빈 시절 모차르트의 완숙한 양식을 잘 보여준다. 모차르트는 이 악장을 ‘가능한 한 빠르게’ 연주하기를 바랐는데, 이 질주하는 듯한 악장은 징슈필 <후궁 탈출>에 나오는 오스민의 아리아에서 따온 제1주제와 ‘터키 풍’ 분위기를 중심으로 또 하나의 주제와 삽입구들이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흐름을 이어가다가 힘차게 마무리된다.

3. Symphony No.36 in C Major, K425 'Linz'

작품의 개요 및 배경

모차르트의 경이로운 음악성에 대해서는 여러 일화들이 전해 오고 있지만, ‘작곡 속도’에 관해서라면 아마도 ‘린츠 교향곡’에 얽힌 일화가 으뜸으로 꼽히지 않을까? 모차르트는 1783년 11월 초, 고향 잘츠부르크를 방문했다가 빈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른 린츠(Linz, 오스트리아 제3의 도시)에서 불과 엿새 사이에(혹은 나흘 만에) 이 교향곡을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실만으로도 기록적이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오보에, 바순, 호른, 트럼펫이 두 대씩 포함된 2관 편성에 연주시간이 30분에 달하는 4악장짜리 교향곡을 쓰면서 오케스트라 총보는 물론 파트보까지 준비했고, 나아가 리허설을 거쳐 연주회까지 성공리에 치러냈다는 점이다.

◀ 모차르트는 불과 엿새 만에 이 교향곡을 완성하여 그의 천재적인 음악성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이 일화는 오랫동안 모차르트의 ‘절대적 음악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되었고, 그의 이미지에 신비감을 더하는 데에 확실한 일조를 했다.

하지만 아무리 모차르트라고 해도 과연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신화의 한편에서는 이런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럴 만한 것이, 그의 재능만 따진다면야 충분히 가능한 일이겠지만 이 경우에는 육체적 능력과 물리적 여건까지 고려해야 하니까 말이다. 더구나 오늘날 ‘린츠 교향곡’으로 불리는 교향곡 36번 C장조, K.425는 자필 총보가 전해지지 않고 있으니 이의 제기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래서 한때는 쾨헬번호 444번(K.444)이었던 교향곡 37번이 ‘린츠 교향곡’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적도 있다. 하지만 그 교향곡은 모차르트가 아니라 미하엘 하이든의 작품으로 밝혀졌고, 모차르트가 그 곡을 사보하는 데 사용한 오선지는 린츠를 거쳐 빈으로 돌아온 이후의 것으로 판명이 났다. 결국 현재로서는 교향곡 36번 C장조가 ‘린츠 교향곡’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봐야겠다.

한편, ‘린츠 교향곡’의 작곡 배경을 살펴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다. 1783년 7월 말에 모차르트는 아내 콘스탄체와 함께 고향 잘츠부르크를 오랜만에 방문한다.

그가 고향을 떠난 것이 1780년 말이었고, 콘스탄체와의 결혼식이 1782년 8월이었음을 떠올리면 필요 이상으로 고향 방문이 지연된 셈인데, 사실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

일단 아버지 레오폴트와 누이 나네를이 콘스탄체와의 결혼을 계속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잘츠부르크로 돌아갔다가 자칫 다시 억류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그를 주저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사실 그때까지도 그가 잘츠부르크 궁정에서 해고되었다는 증거는 분명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로부터 그 부분에 대한 확답을 듣고서야 귀향길에 올랐던 것이다. 그리고 고향에 3개월 동안 머물며 지인들과 해후하는 한편 아버지와 누이로 하여금 자기 아내를 인정하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아버지와 누이의 태도는 완고했다.

모차르트가 다시 잘츠부르크를 떠난 것은 10월 말이었다. 그리고 빈으로 돌아가는 길에 린츠에서 일주일 정도 체류했는데, 거기서 그는 툰 백작(Count Thun) 가문의 환대를 받게 된다. 툰 백작은 하인을 도시 입구까지 보내 모차르트 내외를 마중했고, 곧바로 자기 저택으로 데려와 짐을 풀게 했다. 그리고 모차르트에게 린츠에서 연주회를 열어 달라고 부탁했는데, 그 날짜가 바로 11월 4일 화요일이었다. 당시에 연주회의 처음과 마지막은 교향곡이 장식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린츠에 도착했을 무렵 모차르트는 교향곡 악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목이 부러질 정도의 속도로’ 새 교향곡을 썼고, 공연을 무사히 치러냈던 것이다.

‘린츠 교향곡’은 모차르트가 빈 정착 후에 작곡한 두 번째 교향곡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첫 번째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전작인 ‘하프너 교향곡’이 (상대적으로 유희적 성격이 강한) 세레나데를 전용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교향곡은 보다 진지하고 순도 높은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고 하겠는데, 무엇보다 빈 정착 후 한층 더 심화된 모차르트의 음악성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비록 급하게 쓰인 탓에 하이든의 영향이 두드러지기는 하지만, 완서악장에서의 관현악법과 양단악장에서의 화려한 발전부가 돋보이며, 우아함과 활력, 정열과 기품을 조화롭게 버무려낸 솜씨는 ‘역시 모차르트!’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첫 악장에 붙은 느린 서주는 하이든의 어법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낸 그의 성숙미의 본보기로 간주되고 있다.


1700년대 오스트리아 린츠의 아름다운 풍경.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dagio - Allegro spiritoso
오케스트라의 총주에 의한 겹점 리듬 음형이 특징적인 아다지오의 서주로 출발한다. 모차르트의 교향곡에 느린 서주가 붙은 것이 이것이 첫 사례인데, 여기서 모차르트는 풍부하면서도 교묘한 화성 변화를 통해서 청자를 자연스럽게 자신의 후기 음악세계로 인도한다. 알레그로의 주부는 부드럽고 우아한 선율과 탄력적이고 힘찬 리듬의 교대로 진행되는데, 그 절묘한 어우러짐은 마치 마법과도 같다.

제2악장 Poco adagio
시칠리아노 풍의 주제가 흐르는 이 악장에서 모차르트는 트럼펫과 팀파니를 지속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독특한 효과를 빚어내고 있다. 당시의 느린 악장에서는 금관 파트가 침묵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에 상당히 독창적인 시도였다고 볼 수 있겠는데, 이러한 용법은 훗날 베토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제3악장 Menuetto
전형적인 고전파 풍 미뉴에트 악장이다. 화려한 무도회를 연상케 하는 미뉴에트 중간에 같은 C장조의 트리오가 삽입되어 있는데, 트리오에서는 오보에와 파곳이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제4악장 Finale - Presto
이 악장의 시작 부분에서 모차르트는 과거 ‘파리 교향곡’과 ‘하프너 교향곡’에서 사용했던 수법을 다시 한 번 사용했다. 즉 베이스를 뺀 현악기들로 여리게 출발한 다음 힘차게 상승하는 대목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이에 기초한 선명한 다이내믹 대비 효과가 악장 전체에 걸쳐 두드러지는데, 모차르트는 음량뿐 아니라 음색 면에서도 절묘한 대비를 이끌어내면서 음악을 천의무봉의 솜씨로 엮어 나간다. 유사 폴리포니 효과까지 가미된 이 다채롭고 쾌활하면서도 깊이 있는 악장은 눈부신 환희의 울림으로 마무리된다.

글, 이미지 출처 : 다음 블로그 '라라와 복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