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1. Piano Concerto No.1 in C major Op.15

작품의 배경 및 개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전반에 걸쳐 피아노 협주곡은, 작곡가가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장르이자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었기에 많이 써졌다. 모차르트가 빈에 머물 때의 협주곡들이 그 전형적인 예이며 베토벤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여러 작곡가들의 협주곡은 바로크 시대의 양식에서 벗어나 소나타 형식을 확립했으며, 이른바 고전파 협주곡의 틀 안에서 작곡되었다. 특히 1악장은 관현악으로 시작하여 그대로 제시부를 마치고, 이어서 피아노가 가세하여 독주 제시부로 들어갔다. 재현부와 코다 사이에는 피아노 독주에 의한 카덴차가 주어졌다. 카덴차는 즉흥적으로 연주하도록 독주자에게 맡겨져 있었다.

이런 구성은 베토벤에 이르기까지 유지되었으며, 여러 작곡가들은 이런 틀 안에서 자신의 음악을 펼치기 위해 고심했다. 그런데 베토벤이 이런 전통을 깼다. 우선 독주자에게 맡겼던 카덴차를 작곡자인 베토벤 자신이 직접 써 넣었다. 또한 1악장을 관현악 제시부로 시작하는 전통을 깨고 피아노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도 초기의 협주곡에서부터 갑자기 혁신적인 서법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1번과 2번 협주곡에 베토벤이 쓴 카덴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독주자에게 그것을 반드시 연주하도록 했던 것은 아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은 후세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것은 단순히 카덴차의 즉흥 연주를 폐지하고 피아노를 제시부에 도입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예를 들면, 피아노 협주곡 4번 이후에 두드러진 관현악의 충실한 사용은 브람스를 비롯한 많은 작곡가들에 의해 ‘교향적 협주곡’을 낳게 했다. 또한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에서 보이는 거장적인 피아노 연주 양식은 낭만파 시대에 이르러 한층 더 진척된다.

‘대협주곡’이라고 이름 붙이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작품번호로는 2번보다 앞서지만 실제로는 2번 이후에 작곡되었다. 좀 더 손보느라 2번의 악보 출판(1801년 12월)이 늦어지는 바람에 1번이 먼저 세상에 소개된 것이다(1801년 3월). 베토벤은 이 피아노 협주곡 1번에 자신만만하게 ‘대협주곡’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그렇다고 이 명칭이 단순히 겉치레로 붙여진 것은 아닌 듯하다. 관현악 편성이 당시의 일반적인 협주곡보다 대규모여서 교향곡 규모라고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토벤은 이런 대편성의 관현악에 맞설 수 있는 피아노 사용법에서 이미 확고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Op.7과 Op.10의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에서 기존 피아노에는 없었던 새로운 피아노 서법을 개척하였고, 이 무렵 피아노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었던 터였다.

이 곡은 베토벤이 빈에 체류하면서 얼마 지나지 않은 1794년경에 스케치되었던 것으로 보이며 1795년에 완성되었다. 초연 날짜는 확실하지 않으나 1798년 세 번째 프라하 여행 때 콘빅트잘에서 열린 연주회에서 작곡가 자신이 직접 연주했던 것이 초연으로 보인다. 이 곡은 바르바라 오데스칼키 후작부인에게 헌정되었다. 그녀는 베토벤에게 피아노를 배웠으며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연주 실력을 뽐냈다. 체르니에 의하면 베토벤은 그녀를 사랑했다고 한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형식적으로는 모차르트 양식의 고전 협주곡의 전통을 따르고 있으며, 모차르트 이외의 선배 작곡가들에게 받은 영향도 보이기는 하지만 베토벤 특유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베토벤은 이 곡의 1악장을 위해 3종류의 카덴차를 남겼다. 그러나 이 카덴차는 초연 후에 한동안 연주되지 않았다. 카덴차의 최고음을 당시의 피아노가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베토벤은 이 음들을 연주할 수 있도록 새롭게 개량된 피아노를 1804년에 처음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1809년에 따로 쓴 것으로 보이는 이 카덴차는 친구이자 제자이며 후원자이기도 한 루돌프 대공의 피아노 연주를 돕기 위해 준비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llegro con brio. e단조 2/2박자. 협주곡 풍 소나타 양식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에서 3번까지의 1악장 빠르기말은 모두 알레그로 콘 브리오이다. 화려한 연출 효과를 내기 위해 의도된 것이다. 제2바이올린, 비올라, 더블베이스가 가벼운 기분으로 신선한 주제를 조용히 내면 곧 오케스트라가 이를 힘차게 반복한다. 이것이 일단락되면 다시 바이올린이 중심이 되어 좀 더 우아한 제2주제를 연주하고, 다시 오케스트라의 투티가 온다. 여기서 모차르트의 세련미를 엿보게 되고 선배들의 영향을 읽게 된다.

오케스트라의 서주 이후로는 독주 피아노가 홀로 카덴차 풍의 선율을 화려하게 펼쳐나간다. 피아노의 활약이 일단락되면 다시 오케스트라의 무대가 와서 화려한 잔치를 벌이게 되고, 끝으로 피아노의 카덴차와 오케스트라의 강렬한 화음으로 끝난다.

제2악장 Largo. E장조. 3/8박자. 3부 가요형식
C장조의 1악장과 3악장 사이의 이 악장이 A플랫장조인 것은 당시로서는 드문 경우이다. 시적인 아름다움을 주는 악장이며, 외면적인 효과를 의도한 1악장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피아노가 우아하고 평온한 기분으로 아름다운 주제를 내면 저음 현악이 뒷받침한다. 이것을 오케스트라가가 받아서 반복하면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환상적인 협주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곱게 펼쳐진다.

제3악장 Rondo, allegro. c단조. 2/4박자.
스케르찬도이지만 대단히 큰 스케일과 격렬함을 느끼게 하는 악장이다. 독주 피아노가 처음부터 격앙된 표정으로 짤막한 주제를 내면 오케스트라가가 투티로 반복하고 다시 피아노가 강렬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계속해서 펼쳐지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경쾌한 대화는 베토벤다운 힘을 갖고 진행되고 이윽고 오케스트라의 인상적인 코다로 곡을 마친다.

2. Symphony No.5 in c minor Op.67

작품의 배경 및 개요

1828년 어느 날 파리 국립 음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대학의 대강당에서는 베토벤의 제5번 교향곡이 연주되고 있었다. 많은 음대 교수들과 유명한 작곡가, 지휘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위대한 작곡가의 걸작품이 연주되게 된 것이다. 다음은 이 대학의 교수였던 브리엔느씨가 이 연주회에 참석하였다가 그의 자서전에 남긴 글 한 도막이다.

“나는 그날 이 유명한 음악가의 작품 연주에 초대를 받고 좌석에 앉았습니다. 드디어 장쾌한 음악의 연주가 시작되자 청중들은 숨을 죽이고 빠져들었습니다. 드디어 음악회가 끝났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박수를 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박수 칠 생각을 그만 잊어버린 것입니다. 한참 후에 누군가가 박수를 치기 시작하자 드디어 청중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하여 나도 박수를 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나는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모자를 집어 들고 머리를 찾으니 머리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곡이 [운명]이라는 별칭으로 널리 알려진 까닭은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 때문이다.
그의 제자이며 베토벤의 전기(傳記)로서 유명한 신틀러가, 하루는 이 곡의 제1악장 서두에 나오는 주제의 뜻을 물었더니 베토벤은,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하면서, 힘찬 몸짓까지 하였다고 한다. 그 뒤에 이 교향곡은 [운명]이라는 참으로 극적(劇的)인 제목으로 불리게 되었고, 또 그것이 인기를 높이는 큰 원인이 되고 말았다. 물론 그것은 베토벤의 비통한 생애와 너무나도 잘 통하는 말인 때문이기는 하지만, 그런데 이 [다다다다-] 하고 두드리는 동기(動機)는, 베토벤이 비인의 공원을 산책하다가 들은 새소리를 소재로 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가 새삼스럽게 발명해 낸 것은 아니다.

교향곡 속에서 하이든이나 모차르트도 이미 썼던 것이다. 게다가 이 4개 음부(音符)의 움직임이라는 것이,실은 아무 변화도 가락도 없는, 말하자면 아무 데나 뒹굴고 있는 돌무더기같은 것이어서, 그것만으로는 아무 가치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훌륭한 계산에 의해, 전곡을 통하여 완벽한 구성을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극적(劇的)인 장대(壯大)한 음의 확산(擴散)이 되어서 만인을 한결같이 감격케 한다. 정히 하나의 경이(驚異)라 아니할 수 없다.

음악학자 리틀러는 이렇게 말했다.

"이 교향곡은 끝악장을 목표로 진행되며, 전체가 그렇게 계획된 것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 분석은 옳다. 왜냐하면, 제 1악장 서두의 [다다다다-]라는 모티프가 이 악장만으로써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제 3악장에서도, 제 4악장의 재현부 직전에서도 변형되어 나타나서 전 악장을 튼튼히 결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1882년 파리에서 이 곡이 연주되었을 때, 한 노병은(老兵)은, "이것은 황제(皇帝)다."하고 외쳤다고 한다. 그런 뒤에 한때는[황제교향곡]으로 불린 적도 있었다고 한다.

슈만은 이 곡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들어도, 마치 자연의 현상처럼 외경(畏敬)과 경탄이 새로와진다. 이교향곡은 음악의 세계가 계속되는 한 몇 세기(世紀)고 간에 남을 것이다."

베토벤이 이 곡을 작곡한 것은 1808 년(38세)이다. 작곡에 착수한 시기는 분명치 않지만, 대개<제 3번-영웅>을 완성한 직후인 1804 년 무렵부터 진지하게 손을 댄 것 같다. 그러나 일설에 의하면 1795 년(25 세) 무렵의 노우트에 이 곡의 선율이라고 생각되는 대목의 스케치가 있다고 하니, 통산하면 약 12 년이나 걸린 셈이 된다. 이런 점을 보면 베토벤은 정말로 신중파(愼重派)다. 하기는 그랬으니까 이같은, 하나의 음도 허실이 없는, 견고하고 정밀한 구성을 갖춘 걸작이 이루어졌지만.

<암흑에서 광명으로!> 이것은 평생을 통한 베토벤의 신조였는데, 그것이 작품성에서 보다 힘차고 감동적으로 표현된 것이 이 [제5번]이다.

베토벤의 교향곡으로서 보다 장대(壯大)하고, 보다 울림이 좋고, 보다 정돈된 곡은 이 곡 말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의 의지의 응결(凝結)이라는 면으로 볼 때는 이 [제5번]이 단연 대표적이다. 이제 우리에게 있어서는 베토벤=[운명], [운명]=베토벤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런데 요즘 외국에서는 [운명]이라는 별칭을 쓰지 않고 그냥 [제5번]만으로 표시한다. 레코드를 보아도 역시 그렇다. [제3번] [제6번] 등은 뚜렷이 [Eroica], [Pastoral] 등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유독 [제5번]의 레코드 자켓에는 아무 표지가 없다.
그 이유는 [영웅]이나 [전원]은 베토벤 자신이 붙인 명칭인데 반해서, 이 [제5번]에 대해서는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고 말했다는 데서 후세에 [운명]이라는 별칭이 생겼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별칭이 너무나도 사랑을 받고 있어서, [운명]이라 해야 곧 알지, [제5번]이라면 빨리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되어 있다. 언젠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 줄 안다. 굳이[운명] [운명]하고 강조하지 않더라도 마음을 가라 앉혀서 조용히 듣고 있노라면, 높고 두꺼운 운명의 벽을 하나하나 넘어서 가시밭길을 돌진하는 베토벤의 모습이 저절로 떠오른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llegro con brio. c단조. 2/4박자, 소나타형식
네 개의 음으로 된 그 유명한 제1주제가 힘차게 연주된다. 이것은 남성적이고 장쾌하고 호방하다.
이 주제는 여러 모양으로 변형되어 나타나면서 곡은 클라이맥스로 향하여 박진감이 더해진다. 호른 독주의 브릿지에 이어 바이올린, 클라리넷, 풀륫이 차례로 제2 주제를 부드럽게 연주한다.

보통 제1주제가 남성적이면 제2주제는 여성적이고 부드럽게 구성되어 조화를 이루어 나간다. 발전부에서는 화려한 음색의 호른의 연주에서 시작하여 시종일관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주제는 종횡무진한 활약을 거듭하여 드디어 최고의 정점에서 재현부로 이어진다. 매력적인 오보의 Adagio 연주가 잠간 휴식감을 주고는 다시 박진감을 더하여 나가다가 화려한 코다로 장엄한 끝마침을 한다.

제2악장 Adagio con moto. Ab장조, 변주곡 형식
변주곡 형식이지만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구성이다. 비올라와 첼로가 연주하는 주재가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역시 곡은 전체적으로 긴장감도는 구성이다. 처절하게도 위풍당당한 제2주재가 상행의 가락을 연주하면서 박진감으로 넘쳐나게 곡을 이끌어 나간다. 이어 1, 2, 3의 변주가 곡을 수놓아가면서 사이사이에 힘찬 제 2주재를 넣어 더욱 처절하게 운명과 싸움을 계속하여 나가는 것이다. 로망롤랭은 이 악장을 베토벤이 운명과 엎치락뒤치락 투쟁하는 장면을 그린 것 같다고 표현하였다.

제3악장 Allegro. e단조. 3/4박자, 스케르쪼와 트리오
스케르쪼의 주재는 상행하는 분산화음형의 가락으로 나타나지만 곧 이어 운명의 주재가 그 모양을 바꾸어 다시 3박자로 나타난다. 두 개의 주재가 번갈아 주고 받다가 트리오 부분으로 넘어간다. 트리오 부분은 푸가기법이 도입되어 박진감 넘쳐 나면서도 조용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시 스케르쪼가 나타나고 드디어 폭풍 전야의 고요함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제4악장 Allegro. C장조. 4/4박자, 소나타형식
3악장의 끝에서 폭풍전야의 고요함은 크레센도 되다가 악장 사이의 중단이 없이 드디어 폭발하여 승리의 함성을 내어 지르는 제1주제를 튜티로 연주한다. 베토벤은 드디어 운명과의 처절한 싸움에서 승리하여 승리의 함성을 내어 지르는 것 같다고 로망롤랭이 말했다. 그래서 이 악장을 ‘승리의 악장’이라고도 불린다.

1, 2, 3 악장은 사실 이 4악장을 향하여 힘을 축적시켜 온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연결부분을 거쳐서 제2주제의 처절한 아름다움이 나타난다. 연결부분과 코데타를 거쳐 곡은 힘차게 발전부를 향해 나간다. 제1주제와 제2주제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발전부는 힘찬 발전을 계속하다가 잠시 3악장의 끝부분 폭풍전야를 만들었던 부분을 다시 내 세운 다음 재현부로 돌입한다. 이 곡의 특징인 대단한 규모의 코다로 화려한 끝을 장식한다.

글 출처 : 오작교의 테마음악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