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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Musikalisches Opfer, BWV 1079

1747년 5월 7일,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는 베를린 프로이센 궁정에 도착했다. 궁정 음악가로 일하는 둘째 아들, 카를 필립 엠마누엘 바흐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당시 프로이센 궁정의 군주는 프리드리히 2세로, 뛰어난 음악 애호가이자 연주자로 유명했다. 집무실 옆에 플루트 연습실을 마련하고, 아침저녁으로 플루트를 연주하던 프리드리히 2세는 당대 최고의 음악가들을 궁정에 포진시켰고, 그 곳에 당당히 입성한 아들이 자랑스러웠던 바흐는 직접 아들을 만나기 위해 예순이 넘은 나이에 머나먼 여행을 감행한 것이다.

베를린 궁정에 도착한 바흐는 먼저, 프리드리히 2세를 알현했다. 바흐를 만난 군주는 즉석에서 피아노로 몇 개의 음을 갖고 연주한 뒤, 이 음들을 주제로 3성부 푸가를 즉석에서 연주할 것을 지시했다. 바흐가 즉흥 연주를 끝내고 나자, 그 다음에는 같은 음을 주제로 한 6성부 푸가를 요구했다. 하지만 바흐는 프리드리히 2세가 제시한 주제가 아니라 다른 주제를 사용해서 6성부 푸가를 연주했고, 차후에 군주가 제시한 주제로도 푸가를 만들어 선사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베를린 궁정에서 돌아온 후, 바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푸가의 작곡에 착수했고, 그 해 7월 작품을 완성했다. 악보 작업을 마친 바흐는 악보의 첫 머리에 ‘음악의 헌정’이라고 제목을 붙인 후, 프리드리히 2세에게 보내는 헌정사도 적었다.

“국왕 폐하, 겸손하게 음악의 헌정물을 바칩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폐하의 고귀한 손으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폐하의 특별한 은혜를 받고, 저에게 주제를 주신 것을 기쁘게 되새겨봅니다. 그때는 필요한 준비가 되지 않아 명령하신 주제에 대해 훌륭한 연주를 하지 못했음을 시인하며, 부단히 노력하여 제 임무를 다하고자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최선을 다한 작품입니다.”

1747년 7월 7일이라는 날짜가 적힌 이 헌정사와 함께 프리드리히 2세에게 악보가 전달되었으며, 이 작품은 오늘날 비슷한 시기에 완성된 〈푸가의 기법〉과 더불어 바흐가 말년에 남긴 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해지지 않은 순서와 편성

바흐의 〈음악의 헌정〉은 열 개의 카논과 하나의 트리오 소나타, 그리고 두 개의 리체르카레(ricercare)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 열세 개의 악곡들을 어떤 순서로 연주해야 하는지는 불분명하다. 또한 세 곡을 제외하고는 악기 편성도 지시되어 있지 않아서, 어떤 악기들을 사용해야 하는지 지금까지도 역시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음악의 헌정〉의 연주 순서에 대해서 《신 바흐 전집》을 출판하면서 교정을 맡은 볼프(Christoph Wolff)는 전체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놓았다. 그는 프리드리히 2세의 주제로 즉흥 연주했던 3성 리체르카레와 나중에 작곡한 6성 리체르카레를 곡의 처음과 마지막에 연주하고, 가운데에는 한 곡 뿐인 트리오 소나타가 놓이고, 나머지 열 개의 카논을 다섯 곡씩 나누어 소나타의 앞과 뒤로 배치한다고 결론지었다. 오늘날에는 이 배열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악기 편성이 구체적으로 지시되어 있는 것은 트리오 소나타(트라베르소, 바이올린, 바소 콘티누오), 상성부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쓰라고 명시되어 있는 카논, 트라베르소, 바이올린,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무한카논까지 세 곡뿐이다. 이 곡과 더불어 악보 상 쳄발로를 위한 곡으로 여겨지는 두 개의 리체르카레를 제외한 나머지 열 곡은 연주자들의 주관적인 판단을 통해 악기 편성을 선택해야 하므로 하프시코드 독주에서부터 다양한 형태의 앙상블과 합주곡 연주가 존재하고 있다. 또한 악곡의 배열 역시 연주자마다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제1부 제1곡. Musikalisches Opfer, BWV 1079 - I. Ricercare a 3

베를린 궁정에서 프리드리히 2세가 제시한 이른바 ‘왕의 주제’를 바흐가 직접 즉흥 연주했던 것을 기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1부 제2곡. Musikalisches Opfer, BWV 1079 - II. Ricercare a 6

프리드리히 2세는 바흐가 연주한 3성부 리체르카레 즉흥 연주를 들은 후에, 같은 주제로 6성부 리체르카레를 요구했으나, 그 자리에서 바흐는 프리드리히 2세가 제시한 주제가 아니라, 다른 주제를 가지고 6성부 즉흥곡을 연주했다. 이 곡은 바흐가 라이프치히에 돌아와서 작곡한 곡으로 엄격한 대위적 구성이 돋보인다.

제2부. Trio Sonata

이 곡은 왕의 주제를 기초로 한 트리오 소나타로 ‘가로 플루트’라 불리는 플라우토 트라베르소(flauto traverso)와 바이올린,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소나타라는 악기 편성이 명시되어 있다. 트라베르소가 사용된 것은 트라베르소를 유난히 잘 연주했고, 또한 이 악기에 대해 애착이 많았던 프리드리히 2세의 취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소나타는 라르고- 알레그로- 안단테- 알레그로로 이어지는 4악장 구조를 갖고 있으며, 왕의 주제는 2악장과 4악장에서 두드러지게 쓰인다.

제3부 열 개의 Cannon

‘왕의 주제에 의한 카논적 수작’이라는 제목으로 열 개의 카논이 포함되어 있다. 2성 역행 카논,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동도 카논, 2성 반진행 카논, 2성 확대된 반진행 카논, 2성 나행 카논, 5도 위의 카논풍 푸가, 왕의 주제에 기초한 무한카논, 무한카논, 2성 카논, 4성 카논 등 다양한 형태의 카논들이 이어진다.

글 출처 : 댜음 클래식 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