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1. Chausson : Poeme for Violin and Orchestra, op.25

가장 쇼송(Chausson)의 개성을 잘 나타냈다는 평을 듣는 작품인데 서정미가 풍부하고 정열에 넘치며 몹시 감각적이고 개성적이다.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긴밀한 유대 속에서 은근히 친밀감을 주고 받는데 어느 순간 바이올린 파트가 솟아오르기 시작하면서 오케스트라의 음색을 잠식해 들어간다.

마치 구름 사이를 뚫고 그 휘황한 빛살을 내미는 강렬한 태양빛처럼 찬란하다가 다시 구름에 묻혀드는 과정이 지나면 주제와 카덴짜도 진행되면서 음악의 시는 무르익어간다.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의 엄숙한 진행은 물 흐르듯 유려하며 전체적으로 꽉 짜여진 구성을 보여준다. 아주 기다란 서정시를 한 수 읊고난 느낌을 들게한다.

쇼송 Chausson, Ernest (1855.1.20~1899.6.10)

파리 출생. 법률을 공부하다가 25세 때 음악으로 전향, 파리음악원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J.E.F.마스네에게, 뒤에는 C.프랑크에게 사사하고 프랑크악파의 전형적인 작곡가로 이름을 떨쳤다.

16년간의 작곡활동을 하는 사이에 국민음악운동 단체인 국민음악협회의 간사를 10년간이나 역임했다. 그의 작곡 태도는 지극히 신중하고, 과작으로 작품 수는 모두 합하여 38곡에 지나지 않으나,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시곡》(1891) 《바이올린과 피아노와 현악4중주를 위한 협주곡》(90∼91) 《교향곡:B♭ 장조》(1903), 그리고 비교적 많이 썼다고 하는 가곡으로는 《라일락이 필 무렵》 《사랑과 바다의 시》 《대상(隊商)》 《벌새》 등이 유명한데, 오늘날에도 자주 연주되고 있다.

그의 음악의 특징은 W.R.바그너의 영향이 엿보이는 억양이 강한 교향곡을 제외하고는 섬세하고 감정이 예민하며 정서가 풍요한 점에 있으나, 우수(憂愁) ·감상으로 기울어지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2. Saint-Saens : Introduction and Rondo Capriccioso for Violin and Orchestra in A minor, op. 28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for violin & orchestra) 서주(序奏)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A단조는 당대 최고의 비르투오소 바이올리니스트(virtuoso violinist)이자 '집시의 노래'로 알려진 지고이네르바이젠(Zigeunerweisen, Op. 20)의 작곡가 파블로 데 사라사테(Pablo de Sarasate, 1844 - 1908)를 위해 생상스가 1863년 작곡하고 사라사테에게 헌정한 곡이다.

생상스가 작곡한 스페인의 정서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하바네라(Havanaise, Op. 83)와 더불어 대표적인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 반주가 딸린 소품 중 하나이다.

​ 느리면서 긴장감과 우아함이 감도는 짧은 서주의 안단테(Andante)에 이어 주제부와 삽입부가 번갈아 등장하는 스페인적인 론도와 이탈리아적인 카프리치오소의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Allegro ma non troppo)와 아주 짧은 카덴차와 피날레로 이어지는 더 빠르게를 뜻하는 피우 알레그로(Piu Allegro)로 구성되어 있는 생상스의 바이올린 소품은 1863년 완성되어 1867년 사라사테의 연주로 초연되었다.

3. Saint-Saens : Havanaise for Violin and Orchestra in E major, op.83

하바네라 habanera는 나름대로 알려져 있는 편인데 프랑스어 하바네이즈 havanaise는 어딘지 낯설게 들리지만 같은 의미다. 이 단어가 스페인어인 걸 보면 뿌리가 남유럽 스페인임을 알게 된다. 19세기 초에 스페인에서 발원하여 바다를 건너갔고, 쿠바에 당도해 독특한 춤곡이 되었으니 하바네라다. 그 리듬형을 찾아보면 대략 이럴 것이다. 약간 느릿하고 탱고와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스페인의 완전한 고유의 춤곡이라기 보다는 북아프리카의 흔적이 있으며, 센슈얼하다.

유독 프랑스 음악가들이 하바네라의 춤곡을 사랑했다. 그러니까 하바네라를 좋아했다는 독일-오스트리아 계의 음악가는 기억나는 사람이 없다. 그 호감 인사들의 선두에는 조르즈 비제가 있을 것이고(오페라 카르멘에서 아리아 '하바네라'는 유명하다), 샤브리에, 드뷔시, 그리고 라벨 등이 하바네라를 인용해서 곡을 썼다. 생상스도 아마 애정의 분량에서 미흡하진 않을 것 같다.

일설에 의하면, 생상스가 바이올리니스트 라파엘디아즈 알베르티니와 함께 북부 프랑스로 연주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1885년 11월의 일인데 생상스는 호텔방에서 벽난로를 바라보고 있었고, 타닥타닥 타오르는 장작더미에서 불현듯 독특한 음형을 떠올리게 된다. 그렇게 <하바네이즈>는 탄생의 일화를 갖게 되었다. 차가운 겨울날, 비내리는 브레스트의 바닷가 호텔에서 말이다. 공교롭게도 알베르티니는 쿠바에서 프랑스로 건너 온 연주자였으며 이 곡을 아주 제대로 소화해 냈다는 것이다.

3개의 주제를 가진 이 곡은 느릿하고 미묘하게 나른한데다 유혹적인 민감함이 있다.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처럼 드러내 놓고 저지르는 감정의 호소가 아니다. 어딘지 모르게 감추어진, 레이스 속에 내비치는 선정성 같은 것은 참 미묘하다. 그러므로 E장조의 이 곡에서 <카르멘>의 아리아가 들려준 돌직구와도 같은 유혹, 그러한 음형의 유사성을 찾아선 곤란하다. 기교적으로 난이도가 상당한 곡이다.

처음에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곡으로 쓰여졌고, 2년 후 오케스트라의 반주부를 붙여 독주 악기 관현악곡으로 생상스 자신이 편곡했다. 초연을 맡은 알베르티니에게 헌정되었다. 생상스는 알제리에서도 거주한 적이 있어서 하바네이즈의 속성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4. Ravel : Tzigane for Violin and Orchestra

라벨의 작품세계를 살펴보면 기존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실험적으로 조금씩 수정하면서 편곡한 것들도 있고(전람회의 그림) 또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현대적 감각의 요소들을 많이 넣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들은 상당히 난해하기도 하고 클래식 음악이라고는 하는데 도무지 클래식 같은 느낌이 잘 안드는 면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볼레로란 곡이 바로 그렇다. 영화음악의 주제곡으로 쓰여서 친숙한 면도 있긴 하지만 그 옛날의 바흐, 헨델같은 작곡가들의 곡은 물론이거니와 베토벤, 브람스 등의 음악과 비교했을 때에도 전혀 옛날 음악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치간느라는 작품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데 일단 들어보면 상당히 난잡한 멜로디가 신경질적으로 들리면서 도무지 정신이 집중이 되지 않는다. 광시곡이란 의미를 지닌만큼 어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상당히 자유분방함을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리듬을 따라가기 힘들다. 뭔가 정형화된 규칙같은 리듬감같은 건 없다. 라벨이 작곡한 곡들의 상당수가 이런 패턴을 띄고 있다.

우선 바이올린 독주의 긴 카덴차로 시작된다. 오순도순 이야기하는 듯한 선율로 시작되는 음악, 집시, 음악 비슷한 증2도의 음계가 귀에 닿고, 이어서 노래답게 된다. 그리고 한바탕 노래하고 다시 처음의 선율, 이번에는 옥타브를 주로 중음에 따른다. 그것을 마치고, 또 몰토 에스프레스보의 다른 노래가 있고서 중음 트레몰로에 들어가면, 피아노가 화려한 아르페지오로 개입한다.

이윽고 바이올린 선율이 하모닉스로, 다시 그 피치카토를 반주 삼아 피아노로 연주된다. 빠른 헝가리무곡풍의 피아노 독주를 끼고, 또다시 바이올린 하모닉스에 의한다. 그리고 더블 스토핑, 다시 트릴에 의한 연주를 들려 주고, 다른 요소가 나타난다.

이것이 먼저의 바이올린 선율로 시작되는 다른 음악, 여기서부터 몇 번 변주가 되고 마지막으로 바이올린의 화려한 기교에 의하여 고음부에 아로새겨져 드높아졌다가 끝난다.

tzigane(Fr.)치간느

집시(gypsy)를 뜻하는 프랑스말. 독일어는 Zigeuner(치고이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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