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발디: 바이올린 협주곡 E장조, RV,269(OP.8/1) ‘봄’ 제1악장 알레그로
Jonathan Carney, Violin / Royal Philharmonic Orchestra / Jonathan Carney, Conductor
‘화성과 창의의 사도’라는 제목을 지닌 12개의 바이올린 협주곡 모음집을 작곡한 비발디는 이 가운데 네 곡에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을 표제로 붙였다. 이 작품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계’라고 칭하는데, 이 중 첫 번째 협주곡이 ‘봄’이다. 너무나 잘 알려진 1악장에서는 아름다운 바이올린의 선율로 봄이 오는 정경들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2. 파헬벨: 카논 D장조 Stuttgart Chanber Orchestra / BNernhard Güller, Conductor
바로크 시대에 활동한 작곡가 겸 오르간 연주자인 요한 파헬벨의 작품으로, 오늘날 클래식을 대표할 만큼 널리 알려진 명곡이다. 카논은 돌림노래처럼 앞서 제시된 멜로디를 어느 정도의 시차를 두고 모방하는 형식을 의미하는데, 파헬벨의 카논은 이와 같은 단순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화성들의 절묘한 조화로 깊은 감동을 전해 준다.
3.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 G장조, BWV.1007. 전주곡 Mstislav Rostropovich, Cello
200년간 유명무실했던 이 곡은 20세기 최고의 첼리스트인 파블로 카잘스가 13살 때 헌책방에서 악보집을 발견한 뒤 오랜 연습을 거쳐 소개한 이우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오늘날 첼로 음악의 성서라고 불릴 만큼 뛰어난 평가를 받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1720년경 당시 궁정악단의 첼로주자였던 크리스티안 페르디난트 아벨을 위해 작곡한 것으로 전해진다.
4.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전주곡 제1번 C장조 BWV.846 RosalynTureck, Piano
‘평균율’이란 서양음악에서 장단음계의 음정을 12개로 균등하게 나누는 방법으로, 악기를 조율하는 중요한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바흐는 평균율의 원리에 따라 두 권의 모음집으로 모두 48곡의 평균율 작품을 작곡했다. 19세기의 명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였던 한스 폰 뷜로는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을 ‘건반악기의 구약성서’에 비유했는데, 그만큼 피아노 음악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시ㅛ팽은 제자들에게 매일 바흐의 평균율을 연습시켰고, 모차르트, 리스트, 쇼스타코비치 등은 바흐의 평균울에 영향을 받은 작품들을 작곡하기도 했다.
5.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988 – 아리아 다 카포 Christiane Jaccottet, Harpsichord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이 곡은 바흐가 당시 드레스덴 궁정에 있던 러시아 대사 카이저링크 백작을 위해 만든 곡이다. 당시 백작은 심한 불면증에 걸려 고생을 하고 있었는데, 잠이 오지 않을 때면 그의 개인 음악가인 요한 코트리브 골드 베르크가 잠이 올 수 있도록 음악을 연주했다고 한다. 그는 바흐에게서 잠깐 음악을 배운 적이 있는 제자였는데, 어느 날 그가 찾아와 백작을 위해 연주할 새로운 곡을 의뢰했고 이렇게 해서 탄생한 곡이 바로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다. 수많은 변주곡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이 작품은 주제역할을 하는 아리아와 30곡의 변주가 이어지고 다시 아리아가 재현되는 형식을 지니고 있으며, 연주 시간은 1시간 내외가 걸리는 대곡이다. 30곡의 변주가 보여주는 다양한 느낌과 풍부한 상상력, 그리고 치밀한 구성은 변주곡의 걸작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6. 비발디: 만돌린 협주곡, RV.425 제1악장 알레그로 Carlo Aonzo, Mandolin / Patrizia Del Ciotto, Violin / Barbara Boganini, Violin / Sonia Giacalone, Cello / Doron Ensemble /Sandro Volta, Conductor
이탈리아의 나폴리 사람들이 주로 사용되던 악기인 만돌린은 기타와 닮았지만 작은 크기를 지니고 있으며, 상쾌한 음색이 돋보이는 악기이다. 트레몰로로 경쾌한 리듬을 만들어내는 만돌린은 이탈리아 특유의 밝고 낭만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데, 특히 비발디가 작곡한 이 협주곡은 만돌린을 위한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하다. 비발디는 이 협주곡에서 잘 사용되지 않았던 만돌린을 독주악기로 사용하는 과감한 실험성을 선보인다. 만돌린 특유의 매력을 잘 활용한 이 협주곡은 다른 악기에서는 들을 수 없는 독특한 음악적 즐거움을 선사하며 오늘날 큰 인기를 얻고 있다.
7. 헨델: 하프 협주곡 Bb장조, Op.4/6 제1악장 안단테-알레그로 Marie-Claire Jamet, Harp / Paris Chamber Orchestra / Paul Kuentz, Conductor
헨델은 오라토리오를 상영하면서 막간을 이용하여 짧지만 매력적인 곡들을 자주 연주했으며, 이 곡 역시 오라토리오 막간에 사용되었던 작품이다. 헨델은 1738년에 이 곡을 출판하면서 독주 악기 파트에는 ‘하프 또는 오르간’이라고 적어놓았는데, 오늘날에는 오르간보다는 하프로 연주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헨델과 동시대인인 바흐의 작품과는 달리 복잡한 구성을 피하고 명쾌한 화성을 보여주고 있다.
8. 헨델: 수상음악 제2모음곡 D장조, HWV.349 – 알라 혼파이프 Hamburg State Philharmonic Orchestra / Leopold Ludwig, Conductor
복일 태생인 헨델은 영국에서 주로 활동한 음악가이다. 그는 영국으로 건너가기 전에 독일 하노버 궁정에서 악장으로 일했는데, 고용주였던 게오르크 선제후가 조지 1세로 영국의 왕에 오르게 된다. 조지 1세의 즉위를 축하하며 템스 강에서 뱃놀이가 열리게 되었는데, 이때 헨델은 왕의 배 뒤에서 아름답고 힘찬 관현악 연주로 왕의 기분을 즐겁게 해주었다. 바로 이때 연주된 음악이 ‘수상음악’으로, 관악기의 힘찬 음악들이 중심을 이룬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밝고 산뜻한 이탈리아 풍의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수상음악에 기분이 좋아진 조지 1세는 헨델에게 반복해서 연주하도록 요청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9. 헨델: 왕궁의 불꽃놀이 HWV.351 – 라 레주아상스 Slovak Philharmonic Chamber Orchestra / Olver von Dohnanyi, Conductor
헨델이 작곡한 ‘왕궁의 불꽃놀이’는 ‘수상음악’과 함께 그의 만면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관현악 작품이다. 1749년 4월 27일 런던의 그린파크에서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체결된 평화조약을 축하하기 위해 대규모의 불꽃놀이 축제가 열렸는데, 헨델이 이 축제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되어 작곡과 연주를 맡게 된다. 조지 2세는 헨델에게 이 행사에서 군악대용 악기를 쓰도록 요구했는데, 이 때문에 관악기들이 많이 사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불꽃놀이는 100명에 이르는 오케스트라와 12,000명에 이르는 관중이 동원됐는데, 당시에 영국 역사상 가장 큰 행사로 치러졌다. 이를 위해 프랑스에서 무대장치 전문가를 초빙했으나 정작 중요한 당일의 불꽃놀이는 준비 미흡으로 실패를 하고 만다. 그러나 다행히 헨델의 음악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으면서 행사는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10.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3번 G장조, BWV.1048 제1악장 알레그로 Württemberg Chamber Orchestra Heilbronn / Jörg Faeber, Conductor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바흐가 괴텐 시절에 합주 협주곡 형식으로 만든 6개의 협주곡으로, 브란덴부르크의 공작 크리스티안 루트비히에게 헌정한 것이 이유가 되어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이라는 명칭이 붙게 되었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바흐가 쓴 관현악 작품 중에서도 규모가 큰 것에 속한다. 또한 전통적인 협주곡 양식에 의해 만들어진 바로크 시대의 협주곡들 중에서도 최고에 속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어떤 평론가는 베토벤의 교향곡보다 그 악기 편성이 풜씬 작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우주적인 성격을 지닌 협주곡들이라고 했다. 6개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의 특징은 각 곡마다 서로 다른 악기편성과 독주악기들로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제3번 G장조는 독주악기군과 반주를 맡은 합주악기군의 구별이 없으며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현악기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즉 관악기가 포함되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실내악적이며 소박박한 성격의 협주곡이다.
11. 알비노니: 현을 위한 아다지오 g단조 Douglas Haas, Organ / Wurttemberg Chamber Orchestra / Jorg Faerber, Conductor
비발디와 함께 이탈리아 베네치아 악파를 대표하고 있는 작곡가인 알비노니는 이탈리아의 베니스에서 태어난 인물로, 55곡의 오페라를 비롯해서 많은 칸타타와 실내악 등을 작곡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선율의 이 작품은 1948년 발견된 트리오 소나타와 g단조 소나타의 단편들을 기초로 하여 지아조토가 새롭게 구성한 것이다. 애수 어린 감미로운 분위기와 장중한 울림이 매력적인 이 곡은 느리고 평온한 분위기의 아다지오를 대표하는 곡으로 평가받고 있다.
12. 마르첼로: 오보에 협주곡 d단조 제2악장 아다지오 Helmut Hucke, Oboe / Southwest German Chamber Orchestra / Paul Angerer, Conductor
알레산드로 마리첼로는 베네치아 출신의 작곡가이자 시인으로 동생인 베네데토 마르첼로의 인기에 가려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음악가이다. 그는 주로 소나타와 협주곡들을 작곡했는데, 오늘날에는 이 또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그의 오보에 협주곡만큼은 당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었는데, 오늘날에도 자주 연주되고 있는 바로크 명곡 가운데 하나로 당시 바흐도 이 작품을 좋아해 하프시코드 작품으로 편곡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한때는 동생인 베네데토의 작품으로 알려졌었던 때도 있다.
13. 바흐: 토카타와 푸가 d단조, BWV.565 James Parson, Organ
젊은 시절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던 바흐는 뛰어난 오르간 연주 실력을 지나고 있었다. 토카타와 푸가는 바흐가 바이마르 궁정의 오르가니스트로 있던 시절에 오르간을 위해 작곡된 곡으로, 현대에는 관현악이나 다른 악기로도 편곡되어 자주 연주된다. 푸가는 한 주제를 한 성부에서 다른 성부로 옮겨가며 모방하여 만들어지는 대위법적인 작품으로, 푸가의 대가였던 바흐는 이 작품 하나만으로도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장엄하고 웅장한 화음은 마치 거대한 건축물에서 느낄 수 있는 위압감마저 느껴지게 하는 곡이다.
14.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제2번 d단조, BWV.1004-샤콘느 Marco Rizzi, Violin
샤콘느는 본래 춤곡이었지만 하나의 선율패턴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지행을 모색하는 일종의 변주곡으로, 바로크 시대에 인기를 얻었던 음악형식이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제2번은 5개의 춤곡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바로크 모음곡 형식의 작품으로 샤콘느는 이 가운데 마지막 악장이다. 아무런 반주 없이 바이올린만으로 15분가량을 연주하는 동안 30여개의 변주를 통해 바이올리니스트가 자신이 지닌 모든 기교를 펼쳐야하는 곡으로, 바흐의 작품뿐 아니라 바이올린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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