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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슈베르트: 피아노 오중주 A장조, D,667 ‘송어’ 제4악장 주제와 변주, 안단티노
Roman O’Hora, Piano / Royal Philharmonic Chamber Ensemble

슈베르트는 20살 무렵에 크리스티안 슈바르트의 시에 곡을 붙여 가곡 ‘송어’를 작곡한다. 이 각곡은 말은 시냇물에서 노는 송어의 모습과 이를 잡으려는 낚시꾼의 모습이 유쾌하고 명랑하게 묘사되어 있는 노래로 송어의 쾌활한 움직임, 낚시꾼의 등장, 그리고 송어를 잡기 위해 물을 흐리는 낚시꾼의 행동 같은 심리적인 묘사가 잘 표현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몇 년 뒤 슈베르트는 절친한 친구였던 요한 미하엘 포글과 함께 북오스트리아의 슈타이어라는 곳을 여행하면서 아마추어 첼로 연주자인 질레스타 파움가르트너를 알게 된다.

평소에 슈베르트 가곡 ‘송어’를 무척 좋아했던 파움가르트너는 이때 송어를 주제로 한 작품을 의뢰해 결국 이 오중주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슈베르트는 이 작품에서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의 악기편성을 했는데, 2대의 바이올린 대신 1대의 바이올린과 최저음부에 콘트라베이스를 추가했다. 그 이유는 저음부를 콘트라베이스가 맡음으로써 첼로가 보다 폭넓은 음역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는 아마추어 첼리스트였던 파움가르트너를 염두에 두고 작곡된 것으로 추측된다.

2. 보케리니: 현악 오중주 E장조, Op.11/5(G.275) 제3악장 미뉴에트
Günter Kehr, Violin | Wolfgang Bartels, Violin | Erich Sichermann, Viola | Bernd Braumholz, Cello | Kurt Herzberch, Cello

보케리니는 18세기 이탈리아의 작곡가이자 첼로 연주자로, 그가 작곡한 교향곡과 첼로 협주곡, 그리고 여러 실내악 작품을 통해 하이든의 뒤를 잇는 고전주의 음악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미뉴에트는 본래 현악 오중주곡의 한 악장으로 작곡된 것이지만, 뛰어나 선율미와 서정성으로 작은 규모의 오케스트라 등을 위해 편곡되어 독립적으로 연주되는 경우가 많다.

3. 보로딘: 현악 사중주 제2번 D장조 제3악장 야상곡, 안단테
Royal Philharmonic Chamber Ensemble

‘러시아 5인조’로 불린 5명의 작곡가 가운데 한 명인 보로딘은 몇몇 주목할 만한 실내악 작품을 남겼는데, 그 이유는 그가 첼로를 즐겨 연주했기 때문에 친구들과의 합주를 즐기기 위해서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은 시절에는 현악 오중주, 첼로 소나타, 피아노 오중주를 작곡했고, 40대에 이르러서 작곡한 두 곡의 현악 사중주가 특히 유명하다. 보로딘이 남긴 두 개의 현악 사중주 가운데 첫 번째 사중주는 고전적인 양식을 따라 작곡된 반면, 두 번째 사중주는 국민악파적인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전체 4악장으로 이루어진 현악 사중주 제2번은 러시아적인 선율선이 중심을 이루는 가운데 첼로가 중요한 악기로 사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3악장은 이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곡으로 ‘야상곡’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듯 아름답고 서정적인 선율로 밤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주고 있는데, 큰 인기를 얻어 현악 사중주 외에도 피아노곡이나 관현악곡으로 편곡되어 클래식 소품으로 자주 연주되고 있다.

4. 하이든: 현악 사중주 C장도, Op.76/3 ‘황제’ 제2악장 포코 아다지오 칸타빌레
Royal Philharmonic Chamber Ensemble

이 작품은 헨델의 <메시아>와 함께 오라토리오의 양대 최고봉으로 꼽히는 하이든의 <천지창조>와 비슷한 시기에 작곡된 작품으로, 6개의 현악 사중주곡 모음집 Op.76에 포함되어 있는 작품이다. 하이든의 작곡기법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에 작곡된 만큼 그의 현악 사중주곡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히는데, 특히 2악장에서 오스트리아의 국가가 사용되어 특히 유명하다.

‘황제’라는 별명은 나중에 오스트리아의 국가가 된 ‘신이여, 프란츠 황제를 보호하소서’라는 유명한 찬가의 선율을 차용해 변주곡 형식으로 사용한 탓이다. 이 주제는 2악장에서 네 번의 변주를 통해 우아하고 아름답게 연주된다.

5.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F장조, Op.24 ‘봄’ 제1악장 알레그로
Aaron Rosand, Violin | Eileen Flissler, Piano

베토벤은 30살이던 1800년에 바이올린 소나타 제4번과 제5번 두 곡을 작곡한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작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은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바이올린 소나타 제4번이 어둡고, 반항적이며, 내향적인 열정을 지닌 작품이라면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은 밝고, 부드럽고 여유롭고, 따뜻한 분위기를 지닌 작품이다. 이 소나타들은 처음에 같은 작품번호로 출판할 계획이었으나 결국에 작품 23과 작품 24로 따로 출판된다. 이 가운데 소나타 제5번에 붙은 ‘봄’이라는 부제는 베토벤이 직접 붙인 것이 아니라, 이 곡을 들은 사람들이 곡의 분위기가 밝고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지니고 있어 마치 봄의 희망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나중에 자연스럽게 붙여진 것이다.

특히 경쾌한 멜로디를 지닌 1악장은 봄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새가 즐겁게 노래하듯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연주하는 곡으로, 이를 위해 베토벤은 ‘희망의 동기’라 불리는 음형을 사용했다. 그는 이 동기를 좋아해 많은 작품에서 사용했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교향곡 제9번의 3악장이다.

6.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4악장 알레그레토 포코 모쏘
Jonathan Carney, Violin | Ronan O’Hora, Piano

벨기에 출신의 음악가 세자르 프랑크는 어린 시절 ‘모차르트의 손’을 가졌다는 평을 얻을 정도로 피아노 연주에 뛰어난 신동이었다. 프랑크는 비록 바이올린 소나타를 한 곡만 남기고 있지만 이 소나타는 전체 바이올린 소나타 가운데서도 명곡으로 곱히는 작품이다. 이 소나타는 프랑크가 64세 때인 1886년에 작곡한 것으로, 절친한 사이였던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이자이의 결혼선물로 그에게 헌정되었다.

7. 모차르트: 클라리넷 오중주 A장조 K.581 제1악장 알레그로
Reginald Kell, Clarinet | Fine Arts Quartet

모차르트는 안톤 슈타틀러라는 뛰어난 클라리넷 연주자의 연주를 들은 뒤 클라리넷이라는 악기가 지닌 온화하며 우아한 음색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클라리넷을 위한 협주곡과 오중주곡을 작곡했고, 그 뒤에도 교향곡과 오페라 등에 이 악기를 자주 사용했다.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작품은 모두 슈타틀러를 위해 작곡된 것으로, 그 가운데 하나인 클라리넷 오중주곡에는 ‘슈타틀러 오중주’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정도다. 이 오중주곡은 곡이 지닌 훌륭한 선율 구조와 안정된 형식미, 그리고 클라리넷의 여러 기교와 함께 실내악적인 치밀함을 갖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8.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a단조, D.821 제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
Paul Olevsky, Cello | Walter Hautzig, Piano

‘아르페지오네’는 과거에 사용된 악기의 이름으로 ‘활로 연주하는 기타’라는 뜻이다. 1823년 빈의 악기 제작자 요한 게오르크 슈타우퍼가 새롭게 고안한 악기로, 첼로보다 음역이 넓어서 바이올린의 음역에까지 도달하였다고 한다. 한때 조금 유행했지만 현재 이 악기를 위해 작곡된 작품 가운데 남아있는 곡은 슈베르트의 이 소나타가 유일하다. 오늘날 이 작품은 일반적으로 첼로로 연주되며, 첼리스트들의 중요한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로 인기를 얻고 있다.

9. 슈베르트: 현악 사중주 제14번, d단조, D.810 ‘죽음과 소녀’ 제1악장 알레그로
Tokyo String Quartet

슈베르트는 1817년에 클라우디우스의 시에 곡을 붙인 유명한 가곡 ‘죽음과 소녀’를 작곡한 뒤 1824년에 다시 d단조 현악 사중주의 2악장에 이 곡의 일부를 포함시킨다. 그 뒤 이 작품은 ‘죽음과 소녀’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죽음이 다가오는 긴장감이 무거운 화음을 통해 표현되는데, 집요하게 들려오는 죽음의 목소리와 그로부터 도망치려는 소녀의 숨가쁜 몸부림이 잘 묘사되고 있는 곡이다.

10. 베토벤: 현악 사중주 제14번 c#단조 Op.131 제7악장 알레그로
Fine Arts Quartet

베토벤은 1810년 현악 사중주 제11번을 작곡한 뒤 10여 년 동안 현악 사중주곡을 작곡하지 않았다. 그 뒤 다시 베토벤이 이 장르로 돌아오게 된 시기는, 피아노 소나타 전곡과 마지막 교향곡 ‘합창’의 작곡이 모두 끝난 뒤인 1825년이었는데,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음악애호가인 갈라친 후작이 현악 사중주 작곡을 의뢰했기 때문이다. 베토벤은 이후 현악 사중주의 작곡에 전념하여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후기의 걸작들을 계속해서 작곡하게 된다.

현악 사중주 제14번은 갈라친 후작을 위한 세 곡에 이어서 작곡한 작품으로, 모두 일곱 악장으로 구성되어 잇으며, 여기에 더해서 모든 악장을 쉬지 않고 연주하게 하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곡 전체의 구성을 살펴볼 때 1악장, 3악장, 6악장은 각각 2악장, 4악장, 7악장의 서주로 볼 수 있으며, 전통적인 4악장의 자유로운 확대로 설명된다. 또한 다른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한 흥 더 높은 정신적인 엄격함을 보여주고 있는 곡이다.

이 곡의 초연은 베토벤이 세상을 떠난 지 1년 뒤인 1828년 10월에 이루어졌으며, 슈베르트는 초연 무대에서 이 곡이 연주되는 것을 듣고 무척 흥분하여 같이 갔던 친구가 걱정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마지막 7악장 알레그로는 이 곡 중에서 유일한 소나타 형식을 지니고 있는 악장으로, 두 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장대하면서도 화려하게 작품 전체를 마무리하는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