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phony No.2 in D Major Op.43
작품 개요 및 배경
"시벨리우스는 베토벤 이후 최대의 작곡가이다." 이 말은 시벨리우스의 전기를 쓴 영국의 음악가 세실 그레이 (Cecil Gray)가 한 말이다. 좀 과장된 표현이지만, 시벨리우스는 적어도 금세기 최대의 교향곡 작곡가의 한 사람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시벨리우스를 잘 이해하고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 프랑스나 라틴계 나라들에서는 그다지 높은 평가를 못받고 있다. 이는 거꾸로 포레가 독일에서 이해를 받지 못하고, 브람스가 라틴계 국가에서 그다지 사랑을 받지 못하는 거나 비슷하다. 이런데에 또 시벨리우스 음악의 독특한 성격이 잘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시벨리우스의 음악에는 북구적 풍토나 민족의 양상이 아주 강하기 때문이다.
"교향곡 제1번"이나 "교향곡 제2번"은 그래도 나은데, 그 이후의 교향곡은 라틴계 국가에서는 거의 연주되고 있지 않다.
시벨리우스는 교향곡 7곡과 핀란드의 민족서사시 "칼라발라"를 재료로 한 몇 개의 교향시로써 핀란드 음악을 세계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제7번"을 완성시킨 이후에는 거의 작곡을 하지 않았고, 1957년 92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약 32년 동안은 수수께끼같은 침묵을 지켰다.
1955 년에 시벨리우스의 양자이며 지휘자인 유시 얄라스도 "부친은 지금도 작곡하고 있습니다만, 가족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도 부친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되도록 말을 꺼내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졌었다. 그러나 결국 사후에도 발표는 되지 않았다. 과연 "제8번"이 작곡된 것인지 아니면 도중에 태워 버렸는지, 그 점은 전혀 모른다. 마치 핀란드의 어둡고 침침한 숲처럼 신비의 베일에 싸여 있을 뿐이다.
시벨리우스의 출세작은 1900년에 발표된 교향시 "핀란디아"다. 그 때 이미 시벨리우스는 모음곡 "카렐리아", 교향시 "전설(En Saga)", 교향시 "투오넬라의 백조"등을 작곡했었다. 그리고 핀란디아를 작곡한 해에, 그에게 있어서는 최초의 교향곡인 "교향곡 제1번"을 완성했다.(출판은 3년뒤에 했다.) 시벨리우스는 "제1번"을 완성하자 곧 다음 교향곡에 착수했다. 그가 이처럼 잇따라 대작에 손을 댈 수 있었던 것은, 이미 그의 생활이 완전히 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핀란드 정부에서는 1897년 (32세)에 이 유망한 청년작곡가에게 종신연금을 지불키로 결정했고, 따라서 1년에 약 2,000마르크의 국가보조를 받고 있었다.
1900 년에 그는 새로운 세기를 축하하기 위해 개최된 파리 세계박람회에 헬싱키 필하모니를 이끌고 참가했다. 이어서 북유럽 국가와 독일을 순항했고, 다음 해에는 중부 유럽과 이탈리아까지 돌아다녔고, 돌아오는 길에 프라하에 들러서 드보르작도 만났다. 이 여행은 그에게 많은 것을 안겨주었다. 시시각각으로 변모하는 20세기 초반의 예술사조를 직접 피부로 체험했고 마음껏 흡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여행중에도 스케치를 계속하고 있었던 "제2번"이 이 여행에서 얻은 것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제2번"에서는 "제1번"과는 달리 형식이나 내용에 있어서 그의 독자성이 훨씬 표면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작곡은 1902년에 완료되었고, 그 해 3월 8일에 시벨리우스 자신의 지휘로 헬싱키에서 초연되었다. 그의 나이 37세의 일이다. 그리고 이 곡이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 "교향곡 제1번"에서는 아직도 차이코프스키나 러시아 국민음악파의 영향이 씻기지 않았지만, "교향곡 제2번"에서는 그와 같은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난 시벨리우스 본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형식적으로 일단은 고전적 형식을 지키고는 있지만, 내용은 전혀 새로워서 7곡의 교향곡 가운데 가장 민족적 정서가 짙은 곡으로 만들어 놓았다.
곡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lllegretto
현 이 스타카토로써 상행형 리듬을 내는 것으로 시작되어, 오보에와 클라리넷이 역시 스타카토로써 목가적인 선율을 노래한다. 이것이 제1주제이다. 제2주제는 목관에서 나타나는데, 절박한 긴장감을 지니고 있다. 소나타 형식에 의한 악장이다.
제2악장 Andante ma rubato
성 격이 다른 두 주제를 교묘히 대비시키면서 반복하는 완서악장. 조용히 듣고 있노라면, 끝없이 펼쳐진
핀란드의 검은 숲과 신비로운 호수의 정경이 신기루마냥 떠오른다. 바순이 부는 것이 제1주제, 현이 내
는 것이 제2주제인데, 시벨리우스의 독특한 선율이다.
제3 & 4악장 Vivacissimo - Allegre moderato
거칠은 금관악기의 울부짖음과 질풍같이 다가서는 리듬에서 시작되고, 트리오에서는 그와 대조적으로 오보에가 느린 선율을 마음껏 노래한다. 쉬지 않고 바로 제4악장으로 넘어간다.
힘 찬 스텝의 악상으로 현이 제1주제를 시작한다. 이어서 트럼펫, 호른의 선율이 흐르다가 현으로 옮아가면서 제1주제의 전모가 드러난다. 제2주제는 목관에의해 조용히 흘러나오는데, 나중에 이것은 압도적인 고조를 보이면서 클라이막스로 치닫는다. 그러다가 승리감에 넘치는 코다로써 전곡이 끝난다.
글 출처 : 클래식 명곡 대사전(이성삼. 세광음악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