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마르크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칼 골드마르크란 작곡가는 우리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인물이지만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는다면 이렇게 좋은 곡이 있었구나 하고 놀라게 될 것이다. 더욱이 그는 20세기까지 살았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친근하고 고전적인 작풍을 보여준다.

   골드마르크는 헝가리 유태계 작곡가로 빈 음악원에서 바이올린과 작곡을 배웠고, 헝가리 극장 관현악단의 바이올린 주자를 역임했다. 주로 빈에서 작곡가, 교사, 평론가로 활약했다. 작곡가로서는 바그너의 영향을 받았으며 바그너 협회의 직책을 맡기도 하였지만 바그너가 추구한 반유대주의 탓에 그리 큰 영향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또한 특이한 이력으로는 짧은 기간이지만 시벨리우스를 가르치기도 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작곡가로서의 명성을 가져다준 현악 4중주 Op.8(1860년)과 오페라 <시바의 여왕> op.27(1875년)이 유명하다. 특히 명지휘자인 바인가르트너(Felix Weingartner)가 그의 많은 작품을 연주하여 더욱 널리 알려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의 명성은 당시 빈에 한정되었으며 사후에는 거의 잊혀진 작곡가가 된다.

   지독히 가난했던 헝가리 시골 출신의 12세 골드마르크를 빈 음악원에 다니게 한 것은 다른 아닌 바로 그의 뛰어난 바이올린 실력이었다. 유명 작곡가가 되기 이전 그는 싸구려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바이올린에 통달, 눈을 감고도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작품을 연주할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 그래서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극단적인 기교를 요구하는 동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뛰어난 작품 중의 하나로 자리했다.

   그는 모두 두 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남겼는데, 특히 1번이 풍부한 서정미와 드라마틱한 구성의 뛰어남으로 멘델스존의 협주곡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낭만적 협주곡의 숨겨진 보배와도 같은 것이다. 특별히 2악장 아리아(aria)인 안단테(andante)는 너무 아름다워 하이페츠 같은 바이올리니스트는 이 한 악장만을 따로 떼어 연주하곤 하였다. 또한 3악장에는 보통 첫 악장에 나오는 카덴차를 배치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런 골드마르크 협주곡과 같은 감미롭고 낭만적인 것이 19세기에 유행하였는데, 크라이슬러는 이런 작풍을 20세기까지 연장시키기도 하였다. 또한 곡의 작풍은 슈만이나 멘델스존 그리고 슈포르의 것을 이어받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초연은 1878년 독일의 뉘렌베르크에서 라우터바흐(Johann Lauterbach)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이후 빈이나 미국에서도 연주되었다.

출처 : 불후의 클래식(허재, 책과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