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rque Du Soleil(태양의 서커스)
태양의 서커스는 1984년 캐나다에서 창립된 거대 공연 기업, '아트 서커스'의 대명사입니다. 라스베이거스의 상주 공연들 외에도, 전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다채로운 공연을 진행하던 공연계의 '태양'이었습니다. 태양의 서커스 연 매출은 10억 달러, 수익률은 20퍼센트에 이르고, 매년 1500만명이 태양의 서커스 공연 티켓을 샀습니다. 이는 브로드웨이 쇼 39개의 관객 수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였습니다. 태양의 서커스는 경영학계에서는 '블루 오션 전략(Blue Ocean Strategy)'의 대표 사례로도 유명했습니다. 서커스는 경쟁자가 많은 사양 산업으로 여겨졌지만(Red Ocean), 태양의 서커스는 서커스에서 필수로 여겨졌던 동물 쇼를 없애고, 연극과 음악, 발레 등 다른 예술 장르를 접목해 '아트 서커스'라는 완전히 새로운 공연 형태를 만들어냈습니다. 즉 '블루 오션'을 개척한 것이죠. '지지 않는 태양'일 것만 같았던 태양의 서커스. 하지만 코로나19가 덮치자 태양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2020년 3월, 단 이틀 만에 전세계에서 44개에 이르는 태양의 서커스 공연이 모두 중단된 겁니다. 연 매출 10억 달러에서 순식간에 제로로 곤두박질, 5천 명 직원 중에 95퍼센트를 해고했지만, 재정난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다들 회생 불능이라고 했습니다. 2020년 7월, 태양의 서커스는 파산보호신청을 합니다. 전 세계에 이 뉴스가 전해지자 공연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고, 공연 산업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위기감이 커지는 중이었는데 태양의 서커스마저 무너졌다는 소식이었으니까요. 이렇게 태양이 지는가 했는데, 뜻밖의 일이 벌어집니다. 태양의 서커스를 인수하겠다는 투자자들이 몰리기 시작한 겁니다. 코로나 백신은 아직 개발 전이고,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공연을 언제 재개할 수 있을지, 모든 것이 불투명하던 때였습니다. 결국 태양의 서커스는 2020년 11월, 9억 달러의 대출을 인수하고 3억 7천5백만 달러라는 거액의 신규 투자를 결정한 기존 채권단에게 인수됐습니다. 12억 7천 5백 달러라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셈입니다. 값비싼 부동산도, 팔 수 있는 재고 상품도 없고,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인원만 유지하고 있을 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회사였는데도 말이죠. (태양의 서커스의 이전 대주주는 미국계 사모펀드 TPG캐피털과 중국 푸싱그룹입니다. 태양의 서커스 창립자 기 랄리베르테 등이 소유했던 지분을 2015년 이들이 15억 달러(약 1조 6300억 원)에 공동 인수했죠. 태양의 서커스가 중국 기업에 팔렸다는 뉴스가 그래서 나왔던 겁니다. 당시 TPG 캐피털이 지분 55퍼센트, 푸싱그룹이 25퍼센트를 가져갔습니다. TPG는 태양의 서커스를 인수하고 9억 달러를 대출 받았는데, 이 대출을 해줬던 채권자들이 이번에 태양의 서커스를 인수한 겁니다. 이제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40개의 투자 회사가 태양의 서커스 지분을 조금씩 나눠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태양의 서커스는 코로나19의 기세가 수그러들고 일상이 회복되기 시작하자,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가을 '미스테르(Mystere)'와 '오(O)'를 시작으로, '비틀즈 러브(Beatles)', 카(KA) 등 태양의 서커스의 상징 같은 라스베이거스의 상설 공연들이 차례로 돌아왔습니다. 중국과 멕시코의 상설 공연들도 이보다 먼저 재개되었고요. 공연이 재개되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팔린 티켓 판매량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더 많았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라이브 공연에 목말랐던 관객들이 태양의 서커스 공연장으로 몰려온 거죠. 이렇게 부활한 태양의 서커스는 한국에도 다시 찾아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 1일까지, 잠실 빅탑에서 '뉴 알레그리아'를 공연했습니다. 출처 : SBS 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