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게 백수가 된 모차르트는 개인지도 선생님으로 직업을 바꿉니다. 일단 먹고살아야 하니까 뭐든 하게 된 거죠. 당신 귀족들은 자녀의 음악 교습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유명한 음악가를 가정교사(혹은 개인 레스너)로 두려고 애를 썼어요. 모차르트는 당시 아주 인기 있는 작곡가였고, 그렇다 보니 그를 찾는 수요가 제법 있었습니다.

온갖 귀족의 집에 불려 다니던 모차르트는 어느 날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와 사랑에 빠지는데, 그녀가 바로 ‘알로이지아 베버’입니다. 알로이지아는 소프라노로 막 활동을 시작한 성악가였어요. 두 사람은 거의 매일 붙어 다니며 깊은 관계로 발전합니다. 천재 작곡가와의 열애 덕분인지 알로이지아는 여성 음악가가 이름을 날리기 쉽지 않은 시대였음에도, 유명한 소프라노로 성장합니다.

그럼 두 사람의 아버지들은 이 사랑을 어떻게 봤을까요? 모두가 예상할 수 있듯이 아버지들은 서로 자기 자식의 연인을 몹시 싫어합니다. 알로이지아의 아버지는 유명해진 딸이 번듯하고 부유한 명문가에 시집가길 원했어요. 성공한 음악가가 귀족 작위를 받는 경우도 간혹 있었지만, 흔히 말해 권세가는 아니었으니까요. 남자 친구의 평범한 집안과 불안정한 수입이 영 못마땅했던 거죠. 모차르트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모차르트 아버지 입장에서는 천재인 아들이 작품 활동을 더 열심히 해서 앞으로 뻗어나가야 하는데, 여자한테 빠져 레슨이나 하는 모습이 탐탁지 않았어요. 결국 두 사람은 양가의 심한 반대로 자연스럽게 헤어집니다.

이후 모차르트는 여러 번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고향인 잘츠부르크 궁정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물론 이 과정도 순탄하지는 않았어요. 방황하는 아들을 바로잡기 위해서 아버지가 궁정에 청탁했다는 설도 있고, 고향으로 가고 싶지 않았지만, 돈이 다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돌아갔다는 설도 있습니다. 뭐가 진실이든 모차르트는 현실과 타협하고 다시 잘츠부르크의 공무원으로 살게 되었어요. 하지만 여전히 소도시가 주는 답답함을 참을 수 없었죠. 결국 자신을 마음대로 이용하려는 대주교에게 반항하며 다시 한번 사표를 씁니다. 화가 난 대주교는 궁정 시중에게 모차르트의 엉덩이를 발로 차게 하며 그를 쫓아내는데요, 이 이야기가 그 유명한 ‘모차르트 엉덩이 사건’입니다.

추천곡 : 『교향곡 제40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