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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The Allman Brothers Band

Duane Allman : guitar, slide guitar
Gregg Allman : piano, keyboard, vocal
Dickey Betts : guitar, vocal
Berry Oakley : base, guitar
Jaimoe Johnson : percussion, drum, timpani
Jai Johanny Johanson : conga, drum, timbales

   로큰롤의 미학은 기타에 있다. 대다수의 록 팬들이 이에 동의한다. 보컬리스트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파트 또한 기타이다. 오히려 보컬리스트를 압도하는 기타리스트들도 많다. 제프 백, 지미 페이지, 에릭 클랩튼, 산타나, 스티브 루카서 등등. 지금 소개하는 올맨 브라더스 밴드 역시 슈퍼 기타리스트의 존재로 주목받았던 록 밴드였다.

   그의 이름은 듀언 올맨. 에릭 클랩튼의 명밴드 데익 엔 더 도미노스의 노래 「Layla」에서 슬라이드 기타의 진수를 선보였던 바로 그 사람이다. 그가 주축이 되어 활약했던 서던 록(southern rock, 1970년대 미국의 남부 출신이거나 그곳을 활동거점으로 한 남부색이 짙은 롤) 그룹인 올맨 브라더스 밴드는 혀를 내두르게 하는 기타 플레이와 뛰어난 작곡 능력으로 많은 수작을 남긴 그룹이다.

   그중에서도 이 앨범 『At Fillmore East』는 단연 군계일학으로 평가받는다. 라이브 음반이라는 편견을 단번에 일축하는 순도 높은 연주와 더불어 현장의 열기, 공연 자체의 몰입도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명불허전의 위용을 과시하기 때문이다. 수록곡은 불과 일곱 곡에 불과하지만, 그것들이 주는 감동의 파장은 넓었고 울림은 깊었다.

   서던 록의 주축 세력으로 활동했던 올맨 브라더스 밴드는 듀언 올맨과 그의 동생 그레그 올맨을 중심으로 전력을 구성했다. 여기에 베이스 베리 오클리, 기타에 디키 베츠, 드럼에 버츠 트럭스와 제이모 존슨을 포진시켜 라인업을 짰다. 이들은 서던 록을 바탕으로 흑인음악인 블루스적 염료를 풀어 토속적이고도 전통적인 미국 록음악의 기본형을 완성했고 곧 이 분야의 스타로 등극했다. 특히 음악적 화학작용이 안정궤도에 올랐던 1971년 발표된 본 음반은 이들의 디스코그래피 가운데 가장 먼저 들어야 할 앨범이며, 특히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에게는 필청해야 할 작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례로 록 평론가 레스터 뱅스는 “듀언 올램의 기타로 인해 올맨 브라더스 밴드는 그들의 즉흥연주가 재즈 뮤지션의 그것에 정당하게 비견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록 그룹 중 하나가 됐다”라고 추켜세웠다. 그만큼 듀언 올맨의 임팩트가 강력하다는 뜻이었다.

   전 곡이 다 우수하지만, 장장 12분을 넘어서는 연주곡 「In Memory Of Elizabeth Reed」와 LP의 한 면을 채우는 대곡 Whipping Post[는 음반의 헤드 레터로 손꼽힌다. 흡사 사자와 호랑이가 비좁은 우리에서 맞붙어 겨루는 듯한, 연주 귀신들의 전쟁터가 바로 이 앨범 속에 담겨 있다. 더불어 두 올맨 형제 외에 디키 베츠이 플레이도 그에 못지않은 비등점을 형성하며 작품의 세력 구도를 삼분(三分)한다.

   혹시 지루하지 않으냐고? 솔직히 어떤 면에서는 그렇다. 특히 요즘 댄스 가요에 청감(聽感)을 뺏긴 어린 친구들에게는 거의 소리 고문이나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그러나 연주 음반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전인미답이 환희를 안겨줄 것이다.

글 : 배순탁
음악 역사에 길이 남을 라이브 앨범이다. 
뉴욕에 있는 클럽 필모어 이스트(Fillmore East)와 샌프란시스토의 필모어 웨스트(Fillmore West)에서는 
숱한 음악의 역사들이 쓰여졌는데 이 앨범이 그중 하나. 
이 앨범의 「In Memory Of Elizabeth Reed」를 듣노라면 매번 머리카락이 곧추서는 전율을 느낀다. 
듀언고 그레그 올맨 형제에 밀려 기타리스트 디키 베츠는 항상 저평가되는데 
그래선 안 된다는 게 내 주장이다.
글 : 배철수
글 출처 :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 배순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