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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Bill Evans <Conversations with Myself> (1963)

전통적인 재즈 피아노 연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오버더빙(Overdubbing)을 통해 3명의 피아니스트가 연주한 것 같은 효과를 낸 빌 에반스의 특별한 앨범이다.

내면에 있는 또 다른 피아니스트와 대화하듯 연주하는 이런 형식은 먼저 녹음된 테이크로 인해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모든 연주를 자신이 해결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의도한 바를 이루기에는 용이한 방법이기도 하다.

자신 속에 있는 또 다른 자아를 찾아 떠나는 독특한 연주이기에 내성적인 빌 에반스에게는 어찌 보면 가장 이상적인 연주 컨셉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인지 4년 후 같은 형식의 앨범 <Further Conversations With Myself>을 발표하고, 워너로 이적한 후 다시 한 번 오버더빙을 시도해 <New Conversations>(1978)을 선보이며 ‘자신과의 대화’를 마무리 짓게 된다. 같은 레벨치의 피아노 소리만 겹쳐 들리기에 날카로운 맛이 있지만 솔로 시 연주되는 반주의 다양함을 듣기 위해서는 이 연주만한 것도 없다. 스타일상 반대편에 서 있는 델로니어스 몽크의 곡을 3곡(‘Round Midnight’‘Blue Monk’‘Bemsha Swing’)이나 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