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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spro della Beata Vergine(성모마리아를 위한 저녁기도)

  이 곡은 오페라 오르페오, 포페아의 대관과 더불어 몬테베르디의 3대 걸작으로 꼽힌다. 극적인 발상과 색채적인 표현이 풍부한 분위기를 가진 아름다운 종교 음악이다. 르네상스 후기에 출현한 모테베르디는 르네상스 정신을 음악에서 가장 강렬하게 표출했을 뿐만 아니라 음악에 극적 요소를 가미하여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던 당시의 종교 음악에 생기와 화려함으로 물결치게 하려고 하였다.

   이러한 특성이 가장 빛나게 구현된 작품이 《성모 마리아를 위한 저녁기도》이다. 그는 이 음악에 과감한 기악 연주를 도입, 성악 못지않은 역할을 부여하여 음악을 더 다채롭고 활력이 넘치도록 만들었다. 구양식과 신양식, 성악과 기악의 융화를 꾀하는 몬테베르디 혁신적인 걸작이 《성모 마리아를 위한 저녁기도》이다.

   이 곡을 작곡할 당시 그는 오페라 《오르페오》(1607), 《아리안나》(1608)의 잇단 성공으로 이미 당대 최고의 작곡가로 인정을 받고 있었으며 창작의 절정기에 있던 1610년 만토바의 콘차가 공작의 궁정악장으로 재직 시 작곡되었다. 그는 이 곡을 갖고 로마에 올라가 교황에게 헌정하고 장남 프란체스코를 위한 지위를 얻고자 했으나 이 계획은 실패로 끝났다. 당시 만토바의 악장직에 불만을 품고 있던 그를 1612년 빈체쪼 공작이 죽자 그의 후계자는 몬테베르디를 악장에서 해고해버렸다.

   때마침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성당의 악장 마르티넨고가 세상을 떠나자 후계자를 물색하던 중 몬테베르디는 《성모 마리아를 위한 저녁기도》를 1613년 산마르코 성당에서 초연하였고 후임 악장으로 만장일치로 받아들어졌다. 이를 계기로 몬테베르디의 후반기 30여 년간의 음악사에 빛나는 베네치아 시대가 전개된다.

   이 곡은 저녁기도(만과)로 되어 있으나 내용적으로 미사곡과 저녁기도가 합쳐져 이따. 즉, 입당송과 5편의 시편송, 콘체르토로 기록된 4곡의 모테트, 2곡의 마리아 찬가와 2곡의 마그리피카트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이 이렇게 다양한 구조를 보이는 것은 여러 목적을 위해 썼기 때문이며, 그때마다 약간씩 조절하여 연주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저녁기도는 중세 때부터 전해 내려온 가톨릭 전례의 하나인 성무일과에 5개의 정해진 시간에 드리는 기도의 하나로서 성모 축일에는 5편의 시편(시편 109, 112, 126, 147)과 찬미가(Ave Maris Stella) 및 마니피카트(Magnificat)가 반드시 포함된다. 이 7부분은 마치 미사통상문과 같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이상의 7부분을 먼저 정해진 전례의 순서대로 배열하고 5편의 시편송 사이에 한 곡씩 삽입곡을 넣었다. 삽입된 부분은 솔로나 중창의 모노디와 합주 양식을 자유로이 구사하여 변화와 통일을 꾀하고 있다. 마그니피카트가 2개 있는 대규모편성이 제1곡이 연주 곤란한 경우, 제2곡을 대신 사용하기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