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유별난 작곡가들처럼 불륜, 성병, 싸움, 중독 등과 같은 심각한 사건·사고는 없었지만, 하이든의 죽음에는 좀 괴이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그의 사후에 무덤이 파헤쳐지고, 죽은 하이든의 머리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거예요. 유족의 요청으로 오스트리아 제국이 공식 수사를 시작하지만, 목격자가 없던 터라 한참 동안 하이든의 머리를 못 찾습니다.
그러던 중 오스트리아의 한 귀족이 사건의 배후라는 사실이 알려집니다. 하이든이 너무 똑똑하니까 그의 뇌를 연구해 보고자 무덤을 파헤쳤다는 사실이 밝혀진 거죠. 그런데 머리 도굴꾼이 자신에게 의뢰한 귀족에게는 다른 사람의 머리를 주고, 실제 하이든의 머리는 더 비싼 값으로 딴 곳으로 팔아버린 겁니다. 이후 익명의 사람들이 하이든의 머리를 뒷거래하면서, 그의 머리는 100년 가까이 유럽을 떠돌아다니는 수모를 겪습니다.
결국 100년 뒤, 하이든의 후손이 그의 머리를 찾아내서 오스트리아가 국가 차원의 반환 소송을 걸고 난리가 납니다만…, 세계 대전이 연달아 터지면서 두개골을 되찾을 기회를 여러 번 놓칩니다. 하이든이 1809년에 죽었는데, 1954년이 돼서야 유해 반환 소송에서 승소하여 그의 머리가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게 돼요. 그러니까 145년 동안 시신의 몸과 머리가 분리되어 있던 셈이죠. 고국으로 두개골이 돌아온 날, 오스트리아 대통령과 정치인, 수많은 국민들이 그를 위해 미사에 참여합니다. 정부는 하이든의 후손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하고요.
하이든의 이야기를 쓰고 있자니 크리에이터로서 마음가짐을 바로 잡게 됩니다. ‘나는 늘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대중들에게 재밌게 소개하려고 노력했을까?’ 글쎄요. 저 또한 ‘이만하면 됐지…’하고 넘기는 것들이 종종 있었기에 뭔가 찔리는 기분이 듭니다.
하이든은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창작자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연구해야 하고, 한 영역에서 성공한 사람은 후배들을 멋지게 이끌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죠.
마지막으로 바로크와 고전 시대 사이에 살짝 걸쳐있는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1번」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마칠게요.
추천곡 : 『첼로 협주곡 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