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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erni Quartet
Howard Davis, violin
Peter Pople, violin / Berian Evans, viola / David Smith, Cello

with ; Roger Best,viola / Mroay Welsh, cello

Recording : 1978

Total timing 01:17:47


01~04. String Sextet No.1 in Bb major Op.18.

작품의 개요 및 배경

   모두 24곡의 실내악곡을 남긴 브람스는 현악 6중주곡은 두 곡을 남겼다. 두 곡 모두 바이올린 2, 비올라 2, 첼로 2의 편성이다. 브람스의 젊은 날의 자화상과도 같은 이 두 곡은 평생을 통해 그에게 영향을 준 두 여인 클라라 슈만과 아가테 폰 지볼트와 깊은 관계가 있다. 브람스는 정신적으로 가장 기복이 심했던 1860년(27세)에 그의 현악 작품으로는 첫 번째 실내악곡인 현악 6중주 1번 B플랫장조를 썼다. 그리고 그의 가슴에 늘 함께했던 두 여인과의 드라마와 같았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작곡한 현악 6중주 2번 G장조는 1865년(32세)에 썼다.

  브람스가 첫 현악 실내악곡으로 4중주보다 6중주를 선택한 것은, 그가 가장 존경하는 베토벤의 위대한 현악 4중주곡들을 모방한다는 두려움과 비교된다는 불편함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현악 6중주 1번의 풍부한 울림은 윤택한 직물을 짜는 듯한 브람스 특유의 대위법 운용에 더 맞는 것도 사실이다.

   브람스는 1856년 슈만의 죽음으로 클라라와 그의 가족의 후견인을 자처하고 나셨다. 클라라의 연주여행 등에 동행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었다. 클라라는 공개적으로 브람스에 대한 사랑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사려 깊고 자기성찰적인 성품의 브람스는 선을 긋고 클라라와 결혼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슈만의 죽음으로 모든 장벽이 사라졌지만, 클라라의 남편으로서 또 그녀 아이들의 부양자로서 스승 슈만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가에 번민하던 브람스는 클라라를 향한 사랑을 현실이 될 수 없는 연정으로 묻어두어야 했다. 클라라 역시 브람스에의 사랑을 그의 음악에 대한 존경심과 함께 가슴 속에 간직해야 했다.

   이러한 감정의 심한 기복이 진정될 즈음인 1858년 여름에 브람스는 아가테 폰 지볼트를 소개받았다. 아가테는 유머 감각과 아름다운 소프라노 목소리를 가진 성악가였다. 두 사람의 관계는 급속히 가까워졌다. 1858년 9월 중순의 어느 날, 클라라가 두 사람이 포옹하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놀람과 질투로 그 자리를 피하면서 클라라는 “그는 사랑과 헌신이라는 단어와 함께 나를 떠났다. 그는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빠진 게 분명하다”라며 슬퍼했다.


클라아 슈만과 아가테 폰 지볼트
   그런데 당시 브람스의 음악에 대한 평가가 브람스와 아가테의 관계에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d단조가 요제프 요아힘의 지휘로 1859년 1월 27일 초연되었는데, 이 곡이 싸늘한 반응을 받았다. 오랜 기간 정성을 들여 작곡한 이 곡에 대한 낮은 평가는 브람스 자신의 능력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졌다. 브람스는 이미 3년 전에 클라라와 그녀의 자식들을 돌볼 부양자로서의 자신의 능력에 불안감을 가졌었는데, 훗날 친구 헨셸에게 토로한 바와 같이 그는 또다시 당시와 비슷한 진퇴양난에 부딪히고 있었다.

   “나는 당시 아가테와 결혼했어야 했지만 내 음악은 콘서트홀에서 야유를 받고 비난을 받고 말았지. 내 곡이 비록 야유를 받고 있었지만 언젠가는 청중의 입장이 바뀔 수 있고 또 나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런 비난은 견딜 수 있었네. 그러기에 그런 실패 후 나 혼자만의 방에 들어갔을 때 나는 슬프지 않았지. 그러나 만약 그러한 순간에 아내가 걱정스럽고 불안한 눈으로 나를 본다면 나는 견딜 수 없을 게 분명하네! 이것은 또 다른 실패라 할 수 있지 않겠나. 그리고 그녀가 나를 위안하기로 마음을 먹는다면, 성공 가능성이 없는 남편을 동정하는 부인이라…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네!”

   고심 끝에 브람스는 아가테에게 편지를 보낸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반드시 당신을 다시 만날 거예요. 그러나 나는 결혼이란 구속을 받아들일 수는 없군요. 내가 당신에게 돌아가야 하는지, 돌아가서 당신에게 키스하며 당신을 사랑합니다고 해야 하는지 답장을 주세요.” 편지를 읽고 어정쩡한 브람스의 태도에 분격한 아가테는 약혼을 파기한다는 편지에 브람스가 준 반지를 동봉하여 보냈다.

  이로써 두 사람의 관계는 완전히 끝났으며 이후 두 사람은 다시 만난 적이 없었다. 브람스가 현악 6중주 1번을 작곡한 것은 이 일련의 사태가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1860년대에 그는 많은 작품을 썼지만, 정서면에서 볼 때 이 일련의 사태를 겪던 시기에 그가 느꼈을 감정과는 동떨어진 작품들이었다. 그래서 현악 6중주 1번이 이러한 사태의 직접적인 반응으로 작곡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연구자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간접적인 영향은 곳곳에 배어 있는데, 아마도 클라라의 남편으로서 또 보호자로서 슈만의 자리를 차지하는 두려움으로 인한 클라라와의 결혼 거절, ‘나는 아가테에게 불한당처럼 했었다’는 브람스의 독백처럼 아가테에 대한 회한이 뒤섞여 있지는 않을까.

작품의 구성 및 특징

   브람스가 남긴 두 개의 6중주곡 중 하나로, 바이올린 2대와 비올라 2대, 첼로 2대라는 독특한 편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현악기군만으로 이루어진 실내악곡 중에서 최초로 발표된 것이다. 1859년 가을에서 이듬해 여름까지 작곡되었으며 완성된 해 10월 20일, 하노버에서 요아힘 4중주단이 초연하였으며 출판은 1862년에 이루어졌다. 브람스의 6중주곡은 이 곡 외에 G장조(작품36번)가 있다. 이 곡은 1860년 27세 때의 작품으로, 브람스 특유의 민요조를 도입했고, 6종류의 악기가 엮어내는 농담(濃淡)의 묘미를 사용하여 한없는 정취를 전개시키고 있다.

제 1악장 Allegro ma non troppo B 장조 3/4박자 소나타 형식.
제 1 비올라의 반주를 수반한 제 1 첼로의 친숙하기 쉬운 제 1테마를 시작한다. 제2테마는 제1바이올린과 제1비올라의 8도에서 반복한다. 발전부는 제 1테마의 첫 프레이즈의 처리로 시작하여 여러 가지 변화를 보이다가 재현부를 거쳐 코다로 들어간다. 브람스의 독특한 감상미가 깃든 친숙하기 쉬운 악장이다.

제2악장 Andante ma moderato d 단조 3/4박자 변주곡 형식.
‘브람스의 눈물’이란 부제가 훗날 붙여진 이 유명한 악장은 다소 어둡고 비가적인 느낌을 주는 d단조 주제와 6개의 변주곡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제는 비올라, 바이올린 순으로 반복 연주된다. 제1변주는 주제 선율을 16분음표의 형태로 분해한다. 제2변주는 16분음표의 셋잇단 음형으로 구성되었다. 제3변주는 음계 풍으로 진행하는 32분음표가 있다. 제4변주는 D장조로 바뀐 뒤 제1바이올린이 연주한다. 제5변주는 바이올린과 비올라 음형이 섞인다. 제6변주는 d단조로 되돌아가며 주제 선율이 재현된다.

제3악장 Scherzo (Allegro molto) F 장조 3/4박자 세도막 형식.
스케르쪼에 약동하는 정력과 해학미는 베토벤의 악상을 연상케 한다. 첼로의 피지카토를 타고서 바이올린이 경쾌한 선율을 나타낸다. 트리오에서는 힘차게 특히 폭풍과 같은 분위기인데 제1부가 반복된 후, 트리오의 선율에 의한 강렬하고 간결한 코다로 끝난다.

제4악장 Rondo (Poco allegretto e grazioso) Bb 장조 2/4박자 론도 형식.
전곡 중에서 가장 고전 양식이 풍부한 악장인데 제1테마는 제1 첼로가 연주하는 우아한 선율이다. 제2테마는 제1 바이올린과 제1 비올라로 제시되는데 반주를 탄 보기 드문 아름다운 정경이다. 주제부는 A-A-B-A’ 의 형식을 취했다. 이는 옛 론도의 전형을 유감없이 발휘했으며 코다에서는 하이든의 유쾌한 성격을 회상한다. 아름답고 상쾌한데 환호의 개가인 양 화려하게 끝난다.

05~07. String Sextet No.2 in G major Op.36.

작품의 개요 및 배경

  다시 브람스의 사랑을 조금만 헤집어 보자. 브람스에게 아가테를 소개한 사람은 절친인 바이얼리니스트 요아힘이었다. 요아힘이 볼 때 브람스가 얼마나 답답했을지 짐작이 된다. 브람스는 이 곡을 1864년 바덴바덴 근처인 휴양지 리히텐탈에 머물면서 손질하고 1865년에 완성했다. 악보로 출판은 역시 프리츠 짐록의 출판사에서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 곡의 초연은 우리의 예상을 빗나가 1866년 10월 11일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이루어진다.

  1864년 휴양지에서 브람스는 옛 연인 아가테가 실연을 잊기 위해 아일랜드로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괴로워한다. 브람스도 실은 아가테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브람스는 현악6중주를 다시 떠올리고 그 잊을 수 없는 여인들을 위해 작곡을 시작한다. 표면에 보이는 흔적으로 이 곡은 제3악장 클라라 테마로 인해 클라라에 대한 애절한 戀慕(연모)의 심정을 밝힌 음악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재미있는 반전이 존재한다. 소심하고 뒤끝이 오래가는 브람스는 이 곡에서 연인 아가테에 대한 절절한 심정을 숨겨 놓았다고 한다. 그걸 또 예리하게 찾아낸 사람이 바로 아가테를 소개했던 요아힘이었다.

   그래서, 오늘날의 우리는 이 곡이 클라라를 위한 음악으로 포장되었지만 실제로는 아가테를 위한 곡임을 알게 된 것이다. 우리는 비전문가로 음악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지만 이 곡 제1악장의 클라이막스 부분은 조의 구성이 아가테의 이름과 일치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음악적으로 ‘아가테~안녕, 아가테~안녕’ 이라고 꺼이꺼이 울며 노래하는 순정남 브람스였던 게다. 쉽게 말해서 ‘미-레-도-레-미-미-미(떴다, 떴다, 비행기)’ 였던 것과 같다.

  그렇게 작곡한 브람스도 그걸 분석해낸 요아힘도 위대한 사람들이다. 제1바이얼린과 제1비올라가 애절하게 노래하는 부분이니 주의를 기울여 들어보자. 자, 브람스는 이제 이 곡에서 자신의 가슴에 담겨있는 두 여인에 대한 모든 悔恨(회한)을 풀어 버린다. 동시에 자신이 끝까지 짝사랑으로 끝내는 당대 일류의 지성으로 영향력을 가진 여인인 클라라에의 존경심을 동시에 표출하면서 마음을 완전히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다. 제3악장은 주제와 변주곡의 방식으로 엄격한 대위법을 지켜 가면서 아름다운 선율로 자신에게 내재된 불안, 초조, 갈등을 거쳐 마침내 평온을 되찾은 감사와 즐거운 마음을 모두 담아낸다. 그렇게 브람스는 두 여인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고 음악가의 길로 매진한다.

  1939년 스웨덴의 작곡가 ‘쿠르트 아테르베르크’ 는 이 곡을 현악 체임버 악단을 위한 곡으로 편곡하였다. 그리고 이 곡의 제1악장의 테마는 1979년 프랑스 영화감독 ‘베르트랑 블리에’의 영화 ‘차가운 식사(Buffet Froid)’에서 사용되었다. 이 영화는 느와르풍으로 나름 히트작이라고 한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1865년에 완성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1855년부터 이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작곡자가 그 해 클라라에게 보낸 편지에 이 곡의 3악장 일부가 들어있는 것을 보면 드러난다. 그 몇 년 후인 1859년 11월에 이 곡의 또 다른 부분을 클라라에게 보냈고 이 무렵 그는 괴팅엔 대학 역사교수의 딸인 아가테 폰 지볼트와 사랑에 빠져 약혼까지 하는 사이로 발전하였으나 내성적 성격이던 브람스는 그녀를 포기한다.

  구속당하기 싫다는 이유로 그녀를 떠나보내고 양심의 가책과 고뇌에서의 해방을 이 작품에서 나타내려 했고 과연 그는 "이 곡으로써 나는 마지막 연애에서 스스로를 해방시켰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계기가 되어 가곡(Op.14, Op.19)과 현악6중주 제2번 (Op.36)이 작곡되었다.

  이 6중주곡을 일명 아가테 6 중주라고 불리우게 한 이유가 됐다. 그러나 브람스는 이 사건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1864년 여름, 바단조 피아노 5 중주를 현악 5 중주 형식으로 쓰려다 실패한 일에서 자극을 받아 다시 이 곡에 매달리게 되었고 그 해 10월에 완성을 보았다. 1867년 2월 3일, 빈에서 초연이 있었고 악보는 1866년에 출판되었다. 작곡자의 편곡으로 피아노 4손용과 키르히너의 3중주용 편곡이 1883년 출판되었다.

제1악장 Allegro non troppo, G장조 3/4박자, 소나타 형식.
제1 주제는 비올라의 반주 위에 제1 바이올린이 제시함. 이 주제가 변형되어 되풀이되면서 경과부로 이어진다. 제2 주제는 바이올린이 완만하게 크레센도하면서 포르테가 되면, 비올라의 반주에 제1 첼로의 선율로 제시되고, 여기에 비올라, 바이올린이 대위법적으로 이어진다.. 발전부는 제1 주제를 대위법적으로 바꾸어서 진행되며, 재현부는 제1 주제를 기본으로 경과구를 거쳐 제2 주제로 넘어간다. 코다는 제1 주제를 중심으로 연주한다.

제2악장 Scherzo, G단조 2/4박자, 3부 형식.
제1부는 제2 비올라 이하의 저음현이 교대로 피치카토를 기본으로 진행됨. 트리오는 G장조 3/4박자의 3부 형식으로 바뀌며, 제1부는 싱커페이션과 스타카토를 쓰며 중간부는 오겔풍크트 사이에 제2 바이올린과 제1 첼로가 연주한다. 제3부는 제1부의 재현이다..

제3악장 Poco adagio, E단조 4/4박자, 변주곡 형식.
주제와 5개의 변주로 구성됨. 주제는 제1 바이올린 제시되며, 제1변주는 12마디의 주제를, 제1 바이올린과 비올라로 연주한다. 제2변주는 주제의 반주 음형과 주제의 제2마디의 8분음표에서 착상하였고, 제3변주는 카논풍의 리듬으로 진행한다. 제4변주는 제3변주의 동기를 변형시켜 대위법적으로 진행함. 이후 코다로 진행한다.

제4악장 Poco allegro, G장조 9/8박자, 소나타 형식.
제1 주제는 16분음표의 빠른 악구로 시작된 뒤 크레센도 이후에 가라앉는 서주 다음에 제시되고 있다. 제1 주제는 제1 바이올린과 제1 첼로로 제시되고, 제2 주제는 서주 동기가 변형되어 D장조로 제1 첼로가 제시한다. 코데타는 제1 바이올린과 제1 첼로가 연주함. 발전부는 짧으며 서주 동기로 시작함. 재현부는 제1 주제 앞에 서주가 없다. 경과부를 거쳐 제2 주제와 코데타로 넘어감. 코다는 서주 동기와 제1 주제로 구성됨.

글 출처 : 필유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