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the album

' 오는 숲' 자연에 관한 묵상, 찬미


신이경에 있어서 앨범 ‘비오는 숲’은 내적 삶의 근원을 묻고 찾는 나지막한 소리이다.
또한 그것은 자연에 대한 묵상과 같다. 우리들 모두는 자연의 일부이며, 오직 그곳에 놓여 있을 때 본질적인 자아는 순수하고 어린 영혼이 되며 비로소 온전히 휴식할 수 있다.
자연은 견디어내는 인내이고, 우주의 질서에 순응하는 침묵이고 순종이다.
앨범 ‘비오는 숲’은 자연에 대해 갖는 경외심과 찬미하는 마음을 음악으로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_ 나무처럼 생명을 위한 통로인 음악
숲에 빼곡히 자라고 있는 나무들이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통로이듯이, 음악은 생명과 영원을 깨닫게 해주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 그것이 이 음악들을 완성하는 원동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_ 이미지 혹은 이야기가 있는...
앨범 ‘비오는 숲’은 가사 없이도 음악을 듣고 수채화든 유화든 추상화든 어떤 이미지들을 떠올리거나 영화를 보듯 회화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고, 가사가 없는 대신 오히려 그래서 더 자유로운 시적인 제목들을 가진 아포리즘이 함께 접목되어진, ‘이야기’가 있는 앨범이라고 볼 수 있다.  

_ 어둡고 복잡한 내면을 솔직히 드러내는 음악
구도의 자세로 경건하게 음 하나하나를 정교하게 다듬고자 노력한 이 음악들은, 상처나 어둡고 복잡한 내면의 고통을 여과없이 표현하고 있다.
화성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자유롭게 구애됨없이 써내려갔지만, 연주는 어떤 면에선 가장 정형적이고도 높은 테크닉의 경지까지 가기 위한 노력이 깊이 배어 있다.


_ 프로듀서 이병우의 손길을 거친 신이경의 피아노 솔로 앨범

신이경과 막역한 친구로 지내온 이병우가 신이경 피아노 솔로 앨범을 제작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오랫동안 피아노 연주자이자 친한 친구로 지내오던 느낌과 막상 그녀의 녹음테이프를 듣고 나서의 느낌은 사뭇 의미심장했다. 프로듀서 이병우는 새삼스럽게도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전까지 그가 들었던 어떤 피아노 연주곡보다 아름답고 각별하게 다가온 이 음악들을, 친구 신이경이 아닌 ‘특별한 피아니스트’ 신이경, 그 두터운 잠재력을 너무나 오래 감춰온 작곡가 신이경의 진수라고 정의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오랜 시간의 작업과정 동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신이경만의 색깔과 그림자가 스며들어 있는 너무나도 ‘신이경다운’ 소리들이었다. ‘음악이있는마을’이 내놓는 시리즈의 첫 목록으로 신이경의 솔로 앨범을 주저하지 않고 선택한 까닭도 여기에 있었다.

음반 프로듀서로서 이번 앨범에서 이병우는 하나의 원칙에 투철했다.녹음 과정 처음부터 마지막 믹스다운까지를 함께 하면서 신이경이 오랜 시간 고요하게 내면에 하나씩 하나씩 쌓으며 꿈꾸던 이야기와 이미지들을 이 한장의 앨범 속으로 얼마나 온전히 끌어들일 것인가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