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ash Metal

 

'스래시 메탈의 4인방' 메탈리카(Metallica), 메가데스(Megadeth), 앤스랙스(Anthrax), 슬레이어(Slayer)로 대변되는 스래시 메탈은 헤비메탈의 많은 장르들 중 현재까지 그 위치를 확고히 하며 만만찮은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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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래시 메탈의 제왕' 메탈리카가 세운 메리트는 가히 대단하다. 그들은 1984년 앨범 <Ride The Lightning>, 2년 뒤에 발표한 <Master Of Puppets>를 통해 스래시 메탈의 완벽한 정의를 내렸다. 밴드는 1970년대 후반 펑크의 세례를 받은 기타 리프와 1980년대 초반의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 영국 헤비메탈의 새 물결) 사운드를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16비트의 빠른 스피드와 커다란 울림을 자랑하는 투 베이스 드럼의 사용, 포효하는 보컬 등으로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또한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로 식자층을 메탈 팬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록, 메탈은 저급한 음악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메탈리카의 음악만은 인정을 하고 받아들였다.

 

메탈리카가 뿌리내린 스래시 메탈은 1980년대 주류 음악계에서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했던 팝 메탈에 반(反)하여 등장한 음악이다.

 

본 조비(Bon Jovi), 밴 헤일런(Van Halen), 머틀리 크루(Motley Crue) 등이 기반을 일군 팝 메탈은 달콤하고 나긋나긋한 메탈 발라드와 화려한 메이크업, 치장으로 미디어를 점령했다. MTV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 힘이 됐다. 바로 제도권 음악이었다. 하지만 스래시 메탈은 언더그라운드를 중심으로 활동을 하며 팝 메탈의 대척점에 섰다. 쾌락이 아닌 고통을 부르짖었고, 죽음과 소외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존의 헤비메탈에 비해 템포가 빨라지고 사운드가 강해진 것은 이 때문이다.

 

스래시 메탈은 1970년대 후반부터 영국 밴드 모터헤드(Motorhead)에 의해 사운드의 초석을 다져나갔다. 모터헤드는 정통 헤비메탈과는 달리 날카롭고 스피드한 기타 리프와 직선적인 사운드로 스래시 메탈의 시조 격으로 일컬어진다. 그들의 1977년 데뷔작 <Motorhead>에 잘 나타난다. 스래시 메탈은 이런 특유의 날카로움과 빠른 스피드 때문에 '스피드 메탈'로 불려지기도 한다.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데프 레파드(Def Leppard)와 함께 NWOBHM을 주도했던 다이아몬드 헤드(Diamond Head)도 스래시 메탈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들의 1981년 기념비적인 데뷔 앨범 <Lightning To The Natio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의 스래시 메탈과는 분명한 차이는 있지만, 리프와 코드 진행 면에서 유사점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그들의 1987년 작품 <Am I Evil>의 타이틀곡을 메탈리카가 재해석하면서 다시금 영향력을 입증했다.

 

영국에서 탄탄한 밑그림을 그린 스래시 메탈은 미국으로 건너가 활짝 꽃피웠다. 메탈리카를 선두로, 메가데스, 앤스랙스, 슬레이어 등이 인기를 얻으며 스래시 메탈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판테라(Pantera), 테스타먼트(Testament), 생추어리(Sanctuary) 등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대표적인 작품들로는 상기한 메탈리카의 앨범들, 1986년 메가데스의 <Peace Sells... But Who's Buying>, 같은 해 슬레이어의 <Reign In Blood>, 1989년 테스타먼트의 <Practice What You Preach> 등이 있다.

 

이후 미국에서의 압도적 지지를 얻은 스래시 메탈은 지구촌 전역으로 확산되며 1990년대 초까지 위력을 떨쳤다. 브라질의 세풀투라(Sepultura), 독일의 레이지(Rage), 소돔(Sodom), 디스트럭션(Distruction) 등이 주요 밴드들이다.